질마재로 돌아가다 - [47] 내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은 내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은 - 서정주 내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은 이것은 차마 벌써 말씀도 아닌, 말씀이 아닐 것도 인제는 없는 구름 없는 하늘에 가 살고 있어요. 햇빛의 일곱 빛깔 타고 내려와 구름 속에 묻히어 앉아 쉬다가 빗방울에 싸여서 산수유山茱萸에 내리면 산수유꽃 피여서 사..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8.31
질마재로 돌아가다 - [46] 영원은 영원은 - 서정주 내 영원은 물빛 라일락의 빛과 향의 길이로라. 가다 가단 후미진 구렁이 있어, 소학교 때 내 여선생님의 키만큼한 구렁이 있어 이쁜 여선생님의 키만큼한 구렁이 있어 내려가선 혼자 호젓이 앉아 이마에 솟는 땀도 들이는 물빛 라일락의 빛과 향의 길이로라 내 영혼은. .....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8.30
질마재로 돌아가다 - [45]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지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8.29
질마재로 돌아가다 - [44] 동천冬天 동천冬天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문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기어 가네. ..........................................P69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8.28
질마재로 돌아가다 - [43] 꽃밭의 독백獨白 꽃밭의 독백獨白 -사소(娑蘇) 단장(斷章) 노래가 낫기는 그 중 나아도 구름까지 갔다간 되돌아오고, 네 발굽을 쳐 달려간 말은 바닷가에 가 멎어 버렸다. 활로 잡은 산돼지, 매로 잡은 산새들에도 이제는 벌써 입맛을 잃었다. 꽃아, 아침마다 개벽하는 꽃아. 네가 좋기는 제일 좋아도, 물낮..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8.27
질마재로 돌아가다 - [42] 근교의 이녕泥濘 속에서 근교의 이녕泥濘 속에서 - 서정주 흙탕물 빛깔은 세수 않고 병들었던 날의 네 눈썹 빛깔 같다만, 기술가! 기술가 이것은 일행 동안 심줄을 훈련했던 것이다. 사환이었던 것, 좀도둑이었던 것, 거지였던 것, 이것은 일생 동안 눈치를 훈련했던 것이다. 이것은 시방도 내가 참여하면 반드..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8.26
질마재로 돌아가다 - [41] 두 향나무 사이 두 향나무 사이 - 서정주 두 량나무 사이, 걸린 해마냥 지, 징, 지, 따, 찡, 가슴아 인젠 무슨 금은의 소리라도 해 보려무나. 내 각씨閣氏는 이미 물도 피도 아니라 마지막 꽃밭 증발하여 고민 시퍼렇디 시퍼런 한 마지기 이내嵐 간대도, 간대도, 서방 금색계金色界라던가 뭣이라던가 그런 ..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8.25
질마재로 돌아가다 - [40] 무제無題·1 무제無題·1 - 서정주 하여간 난 무언지 잃긴 잃었다. 약질의 체구에 맞게 무슨 됫박이나 하나 들고 바닷물이나 퍼내고 여기 있어 볼까. 별에는 도망갈 구멍도 없고 호주濠州말로 마구잡이 달려간대도 끝끝내 미어지는 포장布帳도 없을 테니! 여기 내 바랜 피 같은 물들 모여 괴어 서걱이..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8.24
질마재로 돌아가다 - [39] 다섯 살 때 다섯 살 때 - 서정주 내가 고독한 자의 맛에 깃든 건 다섯 살 때부터다. 부모가 웬일인지 나만 혼자 집에 떼놓고 온종일을 없던 날, 마루에 걸터앉아 두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가 다디미돌을 베고 든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것은 맨 처음으로 어느 빠지기 싫은 바닷물에 나를 끄집어들이듯 ..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8.23
질마재로 돌아가다 - [38] 상리과원上里果園 상리과원上里果園 - 서정주 꽃밭은 그 향기만으로 볼진대 한강수나 낙동강 상류와도 같은 융륭隆隆한 흐름이다. 그러나 그 낱낱의 얼굴들로 볼진대 우리 조카딸년들이나 그 그 조카딸년들의 친구들의 웃음판과도 같은 굉장히 즐거운 웃음판이다. 세상에 이렇게도 타고난 기쁨을 찬란히 ..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