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마재로 돌아가다 - [17] 나의 결혼 나의 결혼 - 서정주 "우물가에서 김칫거리를 씻고 있는 그애를 사랑방에서 생솔가지 울타리 사이로 보아하니 어덯게나 찬찬하고 고부라져 씻는지 어덯게나 거듭거듭 깻끗이는 씻는지 그만하면 쓰겠어서 정혼해 버렸다. 그러니 아뭇소리 말고 장가들 작정을 해라" 내 아버지는 내 ..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8.02
질마재로 돌아가다 - [16] 성인선언 성인선언 - 서정주 반 안에서 시계를 잃어버린 학생이 있어, "누가 훔쳤나?" 이 학생 저 학생 눈칠 보고 있더래도 점잖게 가만히만 있으면 다 되는 것인데, 나는 그 눈치 보기가 나를 스치는 걸 보고는 참지 못해 가슴에서 열이 북받쳐 "밖으로 나가자!"고 그 시계 잃은 권력가를 끌고 나갔다..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8.01
질마재로 돌아가다 - [15] 넝마주이가 되어 넝마주이가 되어 - 서정주 열여덟 살 때 가을에 나는 한 넝마주이가 되어 무거운 구덕을 등에다 메고 서울의 쓰레기통들을 뒤지고 다녔네. 하루종일 주운 걸 팔아도 이십 전밖에 안 되는 날은 아침은 오 전짜리 시래기국밥, 점심도 오 전짜리 호떡 한 개, 저녁만 제일 비싼 십 전짜리 밥을 ..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7.31
질마재로 돌아가다 - [14] 아버지의 밥숟갈 아버지의 밥숟갈 - 서정주 아버지가 들고 계시던 저녁 밥상 머리에서 나를 보시자 떨구시던 그 밥숟갈. 정그렁 소리내며 떨어지던 밥숟갈. 광주학생사건 2차년도 주모主謀로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감옥에 끌려간 내가 해어름에 돌아와 엎드려 절을 하자 저절로 떨어져 내리던 아버지의 밥..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7.30
질마재로 돌아가다 - [13] 도미네의 떠돌잇길의 노래 도미都彌네의 떠돌잇길의 노래 - 서정주 왕이란 놈이 내 사내의 두 눈깔을 빼 으시깡캄 장님을 만들어 내서 끌어내 배에 태워 강에 띄우곤, 내 손목 부여잡고 자자고 했네. 에그머니 이래서야 어디쓰겠나? '월경 있다' 거짓말로 버물어 두고, 강물에 뜬 내 사내 찾아서 갔네. 내 눈으로 지켜..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7.30
질마재로 돌아가다 - [12] 돌 미륵에 눈 내리네 돌 미륵에 눈 내리네 - 서정주 돌 미륵에 눈 내리네, 임자도 오게. 병풍속에 그린 닭이 홰를 치면서 울어도 울어도 못오겠다던 임자, 어허이, 임자도 오게. 돌 미륵에 눈 내리네, 임자도 오게. 섬돌에 난 봉사꽃이 봉우리 터서 피어도 피어도 안 오겠다던 임자, 임자, 어허이, 임자도 오게......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7.29
질마재로 돌아가다 - [11] 진영이 아재 화상 진영이 아재 화상(畵像) - 서정주(1915~2000) 우리 마을 진영이 아재 쟁기질 솜씬 예쁜 계집애 배 먹어가듯 예쁜 계집애 배 먹어가듯 안개 헤치듯, 장갓길 가듯. 샛별 동곳 밑 구레나룻은 싸리밭마냥으로, 싸리밭마냥으로, 앞마당 뒷마당 두루 쓰시는 아주먼네 손끝에 싸리비마냥으로. 수박꽃 ..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7.28
질마재로 돌아가다 - [10] 신년유감 신년유감 - 서정주 달러 값은 해마다 곱절씩 오르고 원화 값도 해마다 곱절씩 내리고 우리 월급 값도 해마다 반값으로 깎이어 너절하게 아니꼽게 허기지게만 사는 것도 괜찮다. 사랑 언약 교통 그런 것들의 효과마저도 해마다 반값으로 줄이어 내가 너와 거래하는 일마저도 모두 다 오다 ..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7.27
질마재로 돌아가다 - [9] 망향가 망향가 - 서정주 회갑 되니 고향에 가 살고 싶지만 고향 위해 아무 것도 하지 못한 나 고향 마을 건너 뵈는 나룻가에 와 해 어스럼 서성이다 되돌아가네. 고향으로 흐르는 물-장수강 강물 삼천리를 깁더 올라 언덕 솔밭에 눈썹 달에 생각하네 ‘요만큼이면 망향 초막 지어도 될 것이냐‘고...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7.26
질마재로 돌아가다 - [8] 가만한 꽃 가만한 꽃 - 서정주 새가 되어서 날아가거나 구름으로 떴다가 비 되어 오는 것도 마음아 인제는 모두 다 거두어서 가도 오도 않는 우물로나 고일까 우물보단 더 가만한 한송이 꽃일까.....................P24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