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질마재로 돌아가다 - [11] 진영이 아재 화상

나무향(그린) 2013. 7. 28. 06:46
진영이 아재 화상(畵像) - 서정주(1915~2000)

 

우리 마을 진영이 아재 쟁기질 솜씬

예쁜 계집애 배 먹어가듯

예쁜 계집애 배 먹어가듯

안개 헤치듯, 장갓길 가듯.

 

샛별 동곳 밑 구레나룻은

싸리밭마냥으로, 싸리밭마냥으로,

앞마당 뒷마당 두루 쓰시는

아주먼네 손끝에 싸리비마냥으로.

 

수박꽃 피어 수박 때 되면

소소리바람 위 원두막같이,

숭어가 자라서 숭어 때 되면

숭어 뛰노는 강물과 같이,

 

당산나무 밑 놓는 꼬누는

늙은이 젊은 애 다 훈수 대어

어깨 너머 갸우뚱 놓는 꼬누는

낱낱이 뚜렷이 칠성(七星)판 같더니. .........................P28

 

 △ 미당 서정주선생(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