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107

질마재로 돌아가다 - [107] 마지막 남은 것..................끝

마지막 남은 것 - 서정주 내게 마지막 남은 것은 고향 산골 잔디 덮은 님의 무덤뿐. 그 무덤에 내리는 어둔 눈물뿐. 눈물 어린 눈에 배는 고향 하늘뿐. 아스라이 잊었던 이조 백자빛 푸르족족 삼삼한 고향 하늘뿐. 그 하늘 속 천길 만길 깊은 곳에서 소리없는 소리로 외쳐 오는 "어디 갔다 ..

질마재로 돌아가다 - [105] 간디 선생 기념박물관 유감

간디 선생 기념박물관 유감 - 서정주 백 원짜리 우리 국산 파이로트 잉크병만한 다 말라붙은 잉크병이 하나 다 닳은 팬이 한 자루 그러고는 배고플 때 손수 빵 구워 자시던 쬐그만 철냄비 하나와 접시 몇 개 물푸레나무 지팡이 하나와 몇십 년이나 신은 것일까 바닥이 다 닳은 샌들 한 켤..

질마재로 돌아가다 - [103] 기자의 피라밋들을 보고

기자의 피라밋들을 보고 - 서정주 그 욕심 참 한번 대단했었군. 대단했었군. 어떻게 그대들 죽은 송장을 굴비같이 삐득삐득 말려서 한 먼년 놓아 두는 동안엔 산 숨결이 다시 돌아온다고 생각했는가? 생각했는가? 미련한 그대들, 엣 이집트의 왕들이여! 이렇게 몇십 년씩 전 국민을 고역苦..

질마재로 돌아가다 - [102] 예루살렘의 아이들과 소고의 향풀

예루살렘의 아이들과 소고의 향풀 - 서정주 예루살렘의 아이들은 대여섯 살이면 벌써 영생 연습에 열중하여요. 어린 이마를 땀으로 촉촉이 적시며 소고를 치면서 깡충거리는 그 소고가 아니라. '할레루야 영생하 세. 하늘과 함께 영생하세. 소고치며 춤추어 영생을 찬 양하세' 한, 성경 속..

질마재로 돌아가다 - [98] 케네디 기념관의 흑인들을 보고

케네디 기념관의 흑인들을 보고 - 서정주 '깜둥이는 보기 싫고 흉악하다'고 누가 말했는가? 텍사스의 달라스 케네디가 총맞아 쓰러져 누운 곳 케네디 기념관에 들러서 보니 여기 있는 깜둥이들은 그렇지가 않더라. 그들을 사랑하여 그들을 돕다가 암살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