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마재로 돌아가다 - [87] 5·16 군사혁명과 나 5·16 군사혁명과 나 - 서정주 4·19 학생들의 피의 덕택으로 생긴 '민주당' 1년쯤의 각종 혼란 자유 시절이 끝나고 1961년 5월 16일에는 박정희 소장의 군사혁명이 성공했는데, 그로부터 사흘 뒤인 5월 19일 아침 나는 집에서 동국대학교에 강의를 나가려고 책가방을 챙기고 있다가 문득 들이..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10.10
질마재로 돌아가다 - [86] 4·19 바람 4·19 바람 - 서정주 1960년 4월 19일 대학생들이 대통령 관저인 경무대를 습격해 들어가다가 경무대의 발포로 우리 동국대학생 노재두 군도 총 맞아 죽은 날 아침에 그 동국대학생인 내 장남 승해가 등교 인사를 하러 왔기에 나는 이 무렵의 학생들의 동황이 안심치 않아 '데모대에 끼는 일..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10.09
질마재로 돌아가다 - [85] 차남 윤潤 출생의 힘을 입어 차남 윤潤 출생의 힘을 입어 - 서정주 1956년 4월이던가. 별일도 없는 어느날 밤에 "나 아이를 가졌어요. 어떻게 하지요?" 아내가 내게 물어서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 낳아서 잘 길러 봐야지" 대답할 수 없었던 게 하늘이 우리 부부에게 복을 주실 장본이 되었던 걸 이때엔 우리는 물론 ..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10.08
질마재로 돌아가다 - [84] 아버지 돌아가시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 서정주 1942년 8월, 내 출생지 전북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에서 만년을 은거하시던 내 아버지가 58세로 돌아가시었는데, 한마디의 유언도 없이, 앓는 소리도 없이, 붉은 웃수염 끝을 잠깐 만져 보시고는 긴 여행길의 나그네 소년이 잠시 한잠 붙이듯 스르르 눈을 감으며 ..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10.07
질마재로 돌아가다 - [83] 새벽 애솔나무 새벽 애솔나무 - 서정주 소나무야 소나무야 겨울 애솔나무야 네 잎사귄 우리 아이 속눈섭 같구나 우리 아이 키만한 새벽 애솔나무야 통일 된다 하는 말 그거 정말 진짤까 겨우 새 뿔 나오는 송아지 눈으로 꿈벅꿈벅 앞만보는 우리 애솔나무야 고추장이 익는다 고추장주랴? 눈이 온다. 눈..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10.06
질마재로 돌아가다 - [82] 오동지 할아버님 오동지 할아버님 - 서정주 '콩으로는 메주를 쑬 것이구요. 팥으로는 팥죽을 쑬 것입니다' 아무리 일러 드려도 곧이 안 듣는 오동지 할아버님 고드름 수염. 빳빳이만 뻗어 난 고드름 수염. '눈감으면 코 베어 먹어 코 베어 먹어!' 그래서 동지섣달 첫새벽부터 담뱃대로 재털이만 또드락거리..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10.05
질마재로 돌아가다 - [81] 시월이라 상달 되니 ... 시월이라 상달 되니 - 서정주 어머님이 끓여 주던 뜨시한 숭늉 은근하고 구수하던 그 숭늉 냄새 시월이라 상달되니 더 안 잊히네 평양에 둔 아우 생각하고 있으면 아무래도 안 잊히네 영 안잊히네 고추장에 햇쌀밥을 맵게 비벼 먹어도 다모토리 쐬주로 마음 도배를 해도 하누님께 단군님..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10.04
질마재로 돌아가다 - [80] 고구마 타령 고구마 타령 - 서정주 굽 높은 구두나 한 켤레 신고 고단한 명사名士나 해선 뭘하니? 언젠가 뒷구석에 감춰 두었던 그 고무신 꺼내서 두 발에 꿰고 고향에 가 고구마나 가꿔 보아라. 색시야 그래도 그게 그 중 돟갔다. 고구마는 한 뿌리에 여남은 개씩 그래도 먹을 것이 달래달래 열리..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10.03
질마재로 돌아가다 - [79] 칠석 칠석 - 서정주 까치야 까치야 다리를 놀까? 견우도 직녀도 다 어디 갔나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지만, 38선에 은하수, 칠석 은하수 미안해 미안해서 어떻게 하지? 까치야 까치야 다리를 놀까? 만나는 다리 놓던 재주라면은 기다리는 다리도 놀 수 있겠지. 까치야, 배가 흰 우리 까치야. ..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10.02
질마재로 돌아가다 - [78] 질마재의 노래 질마재의 노래 - 서정주 세상 일 고단해서 지칠 때마다, 댓잎으로 말아 부는 피리 소리로 앳되고도 싱싱히는 나를 부르는 질마재. 질마재. 고향 질마재. 소나무에 바람 소리 바로 그대로 한숨 쉬다 돌아가신 할머니 마을. 지붕 위에 바가지꽃 그 하얀 웃음 나를 부르네. 나를 부르네. 도라.. ▒▒▒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2013.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