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107

질마재로 돌아가다 - [97] 이 세상에서 제일로 좋은 것

이 세상에서 제일로 좋은 것 - 서정주 이 세상에서 제일로 좋은 것은 낳아서 백일쯤 되는 어린 애기가 저의 할머니보고 빙그레 웃다가 반가워라 응알응알 아직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뭐라고 열심이 옹알대고 있는 것. 그리고는 하늘의 바람이 오고 가시며 창가의 나뭇잎을 건드려 알은체하..

질마재로 돌아가다 - [92] 레오 톨스토이의 무덤 앞에서

레오 톨스토이의 무덤 앞에서 - 서정주 야스나야 폴랴나의 톨스토이의 무덤을 찾아갔더니 이분 사진의 수염처럼 더부룩한 잡초만이 자욱할 뿐. 나무로 깍아 세운 비목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250만 마지기의 땅을 농민들에게 모조리 그저 노나 주고 자기는 손바닥만한 비석 하나도 없이..

질마재로 돌아가다 - [91] 범어사의 새벽 종소리

범어사의 새벽 종소리 - 서정주 칠십 년 전에던가 어느 새벽에 범어사의 새벽 종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을 때 스무 살 남짓한 애승이 중 한 녀석이 고기도 먹고 싶고 여자도 하고 싶고 돈도 갖고 싶고 또 양껏 자유 지랄도 해 보고 싶어 장거리로 도망쳐 나온 지 어언 50년이 됐는데 말야. 몇 ..

질마재로 돌아가다 - [90] 노처老妻의 병상 옆에서

노처老妻의 병상 옆에서 -서정주 병든 아내가 잠들어 있는 병원 5층의 유리창으로 내다보이는 거리의 전등불들의 행렬은 아주 딴 세상의 하모니카 구먹들만 같다. 55년 전의 달밤 성북동에서 소년 시인 함형수가 불고가던 하모니카의 도리고의 세레나데 소리를 내고 있다. 죽은 함형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