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소리 - 서정주
어머니 병들어 누우시어서
삼십 리 밖에 가 계신 아버지를 데리러
터벅터벅 걸어서 갔다오던 달밤.
열두 살 때의 찬서리 오던 그 달밤 하늘을
줄지어 울고 가던 기러기 소리.
예순다섯 해나 지냈건만은
아직도 들리는 듯하여라.
아버지의 하얀 무명 두루마기 속으로
내가 추워서 숨어 들어가면은
한층 더 뼈를 울리던 그 기러기 소리
영영 잊혀지지 않아라. ...........................................................P142
(1991. 11. 24.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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