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길 / 한하운 전라도길 / 한하운 - 소록도(小鹿島)로 가는 길 –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天安) 삼거리를 지나도 쑤세미 같은 해는 서산(西山)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쩔름거리며 가는 길. 신..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4.06.24
행렬(데모) / 한하운 행렬(데모) / 한하운 뛰어들고 싶어라 뛰어들고 싶어라. 풍덩실 저 강물속으로 물구비 파도소리와 함께 만세소리와 함께 흐르고 싶어라. 물구비 제일앞서 피빛 기빨이 간다. 뒤에 뒤를 줄대어 목쉰 조선사람들이 간다.(*재판에서 연 전체 삭제) 모두들 성한 사람들 저이끼리만 쌀을 달라! ..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1.06.23
비 오는 길 / 한하운 비 오는 길 / 한하운 주막도 비를 맞네 가는 나그네 빗길을 갈까 쉬어서 갈까 무슨 길 바삐 바삐 가는 나그네 쉬어갈 줄 모르랴 한잔 술을 모르랴 ▲ 소록도에서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1.03.26
자화상 / 한하운 자화상 / 한하운 한 번도 웃어 본일이 없다 한 번도 울어 본일이 없다 웃음도 울음도 아닌 슬픔 그러한 슬픔에 굳어 버린 나의 얼굴 도대체 웃음이란 얼마나 가볍게 스쳐가는 시장끼냐 도대체 울음이란 얼마나 짓궂게 왔다가는 포만증이냐 한 때 나의 푸른 이마 밑 검은 눈썹 언저리에 배..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1.03.01
생명의 노래 / 한하운 생명(生命)의 노래 / 한하운 지나간 것도 아름답다. 이제 문둥이 삶도 아름답다. 또 오려는 문드러짐도 아름답다. 모두가 꽃같이 아름답고 …… 꽃같이 서러워라. 한 세상 한 세월 살고 살면서 난 보람 아라리 꿈이라 하오리.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1.02.27
인골적 / 한하운 인골적(人骨笛) / 한하운 아득히 아득히 몇 억겁을 두고 두고 울고 온 소리냐, 인골적 소리냐 엉 엉 못살고 죽은 생령(生靈)이 운다 아 천한(千恨) 절통의 울음이 운다 몽고라 하늘 끝 아시아의 북벽(北僻) 유수(幽愁)와 사막의 맛서는 통고사(通古斯) 죽음의 밤에 라마승은 오늘밤도 금색묘..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1.02.27
도라지꽃 / 한하운 도라지꽃 / 한하운 도라지꽃 도라지꽃 첩첩 산 두메. 산력(山曆)은 목석(木石) 바람에 도리 머리 도라지꽃 도라지꽃. 도라지꽃 도라지꽃 산 두메 산세월(山歲月). 산새야 우지마 바람에 산곡조(山曲調) 도라지꽃 도라지꽃.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1.02.26
나 - 한하운 나 - 한하운 아니올시다. 아니올시다. 정말로 아니올시다. 사람이 아니올시다. 짐승이 아니올시다. 하늘과 땅과 그 사이에 잘못 돋아난 버섯이올시다. 버섯이올시다. 다만 버섯처럼 어쩔 수 없는 정말로 어쩔 수 없는 목숨이올시다. 억겁을 두구 나눠도 나눠도 그래도 많이 남을 벌이올시..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1.02.22
한강수 / 한하운 한강수 / 한하운 한오백년 한강수 서울을 흘러 노래보다는 헐벗은 어머니의 눈물이 많이 푸른 한강수 오백년 오천년 종적도 없이 종적도 없이 흘러만 가 한 가람 시도 없이 아직도 역사 바깥으로만 못다 흐른 물 천리 계레에 흐르는 메마른 천리 물 물에 뜬 인생이라 강물은 흐른다 세월..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1.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