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 한하운 파랑새 / 한하운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가 되어 푸른 하늘 푸른 들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울음 울어 예으리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가 되리 ▲ 소록도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07.11.25
황톳길 - 한하운 황톳길 - 한하운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 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 삼거리를 지나도 수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 막히는 더위 속으로 절름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07.11.25
소록도 가는 길에 / 한하운 소록도 가는 길에 / 한하운 全羅道 길 ― 소록도로 가는 길에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 삼거리를 지나고 쑤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쩔름거리며 가는 길…… 신..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07.11.25
여인 / 한하운 女人 /한하운 눈여겨 낯익은 듯한 여인 하나 어깨 넓직한 사나이와 함께 나란히 아기를 거느리고 내 앞을 무심히 지나간다. 아무리 보아도 나이가 스무살 남짓한 저 여인은 뒷모양 걸음걸이 몸맵시 하며 틀림없는 저……누구라 할까…… 어쩌면 엷은 입술 혀 끝에 맴도는 이름이요 어쩌..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07.11.23
보리피리 / 한하운 보리피리 / 한하운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릴 때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人寰)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피―ㄹ 닐니리.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07.11.23
나 / 한하운 한하운 / 나 아니올시다 아니올시다 정말로 아니올시다. 사람이 아니올시다. 짐승이 아니올시다. 하늘과 땅에 그 사이에 잘못 돋아난 버섯이올시다 버섯이올시다. 다만 버섯처럼 어쩔 수 없는 정말로 어쩔 수 없는 목숨이올시다. 억겁(億劫)을 두고 나눠도 나눠도 그래도 많이 남을 벌(罰)..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07.11.19
명동거리 3 / 한하운 명동거리 3 / 한하운 수캐 같은 계집들이 꼬리를 치고 간다. 돼지 같은 사내들이 계집을 귀속재산(歸屬財産)처럼 네것 내것같이 공것같이 영호 부인(零號婦人)으로 스페어로 달고 간다. 유행이라면 벌거벗는 것도 사양치 않는 계집들이 밀가루 자루 같은 것 마다리 자루 같은 것 허리끈도 ..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07.10.23
명동거리 2 / 한하운 명동明洞 거리 2 / 한하운 명동 길 외국 어느 낯선 거리를 걸어가는 착각에 허둥거린다. 알아볼 사람 없고 누구 하나 말해 볼 사람 없이 언어가 통하지 않는 이 거리 에트랑제는 시간과 과잉이 질질 흐르는 사람 틈에 끼어 물결처럼 물결처럼 떠 간다. 누드가 되고 싶은 계집들이 꼬리를 탈..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07.10.23
명동 거리1 / 한하운 명동 거리1 / 한하운 진가를 잃어버린 상품들이 진열장 속에 귀양산다. 사람들은 모두들 덤과 에누리로 화류병을 사고 판다. 본적도 주소도 없는 사생아들의 고향..... 간음과 유혹과 횡령과 싸움으로 밑천을 하는 상가 신사 숙녀의 영양을 충당시키기 위해서는 날마다 갈아붙는 메뉴 위에..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07.08.14
막다른 길 / 한하운 막다른 길 / 한하운 저 길도 아닌 이 길이다 하고 가는 길. 골목 골목 낯선 문패와 서투른 번지수를 우정 기웃거리며. 이 골목 저 골목 뒷골목으로 가는 길. 저 길이 이 길이 아닌 저길이 되니 개가 사람을 업수녀기고 덤벼든다.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07.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