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달 / 한하운 추석달 / 한하운 추석(秋夕)달 추석달은 밝은데 갈대꽃 위에 돌아가신 어머님 환영(幻影)이 쓰러지고 쓰러지곤 한다. 추석달은 밝은데 내 조상에 문둥이 장손은 다례도 없다. 추석달 추석달 어처구니없는 8월 한가위 밝은 달이다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1.02.20
귀향 / 한하운 귀향 / 한하운 고향으로 가는 길은 자꾸만 뜨거워지는 것은 달랠 길 없어 한때의 잘못된 죄는 꽃도 없는 캄캄한 감옥 속에 벌을 몸으로 치르고 이제 법조문보다 자유로운 고향길을 가는데 산천을 소리쳐 불러보고 싶구나 고향을 소리쳐 불러보고 싶구나 산에서 들에서 뻐꾸기가 누구를 ..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1.02.20
무지개 / 한하운 무지개 / 한하운 무지개가 섰다. 무지개가 섰다. 물 젖은 하늘에 거센 햇살의 프리즘 광선 굴절로 천연은 태고의 영광 그대로 영롱한 칠채(七彩)의 극광으로 하늘과 하늘에 궁륭(穹隆)한 다리가 놓여졌다. 무지개는 이윽고 사라졌다 아쉽게 인간의 영혼의 그리움이 행복을 손모아 하늘에 ..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1.02.18
하운 / 한하운 하운(何雲) / 한하운 나 하나 어쩔 줄 몰라 서두르네 산도 언덕도 나뭇가지도 여기라 뜬 세상 죽음에 주인이 없어 허락이 없어 이처럼 어쩔 줄 몰라 서두르는가 매양 벌려둔 저 바다인들 풍덩실 내 자무러지면 수많은 어족(魚族)들의 원망이 넘칠 것 같다. 썩은 육체 언저리에 네 헒과 균과..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1.02.18
시인 한하운(한태영) 한하운(韓何雲, 1920년 3월 20일 ~ 1975년2월 28일)은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한하운은 함남 함주군 동촌면(東村面) 쌍봉리(雙峰里)에서 한종규(韓鍾奎)의 2남3녀 중 장남으로 출생했다. 본명은 태영(泰永). 중국 베이징 대학 농학원을 졸업한 후 함남도청, 경기도청 등에서 근무하다가 나병의 재..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1.02.17
신설 / 한하운 신설 / 한하운 눈이 오는가. 나 요양소 인간 공동묘지에 함박 눈이 푹푹 나린다 추억 같이 추억 같이 고요히 눈 오는 밤은 추억을 견뎌야 하는 밤이다 흰 눈이 차가운 흰 눈이 따스한 인정으로 내 몸에 퍼붓는다 이 백설 천지에 이렇게 머뭇거리며 눈을 맞고만 싶은 밤이다 눈이 오는가 유&..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1.02.17
쉬이 문뒹이 / 한하운 쉬이 문뒹이 / 한하운 쉬이 밭에 쉬이 깜부기 쉬이 밭에 쉬이 깜부기 따먹고 쉬이 병이 쉬이 병이든 쉬이 문뒹이 쉬이 문뒹이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1.02.15
낙화유수 / 한하운 낙화유수 / 한하운 외톨리 푸른 잎 하나가 심산벽수 시냇물 흰 구름 위로 떠나갑니다. 어느 사랑의 찢어진 화전이라 할까. 천도(天桃)빛 꽃송이 하나가 검은 밤 시냇물에 별 사이로 흘러갑니다. 어느 실연의 주검이 떠나는 것이라 할까.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11.02.15
보리피리 / 한하운 보리피리 / 한하운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 - 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릴 때 그리워 피 - 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 - 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 - ㄹ 닐리리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07.11.26
손가락 한 마디 / 한하운 손가락 한 마디 / 한하운(韓何雲) 간밤에 얼어서 손가락이 한 마디 머리를 긁다가 땅 위에 떨어진다. 이 뼈 한 마디 살 한 점 옷깃을 찢어서 아깝게 싼다 하얀 붕대로 덧싸서 주머니에 넣어둔다. 날이 따스해지면 남산 어느 양지터를 가려서 깊이 깊이 땅 파고 묻어야겠다. ▲ 소록도 ▒▒▒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2007.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