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질마재로 돌아가다 - [105] 간디 선생 기념박물관 유감

나무향(그린) 2013. 10. 29. 06:00

간디 선생 기념박물관 유감 - 서정주

 

백 원짜리 우리 국산 파이로트 잉크병만한

다 말라붙은 잉크병이 하나

다 닳은 팬이 한 자루

그러고는

배고플 때 손수 빵 구워 자시던

쬐그만 철냄비 하나와

접시 몇 개

물푸레나무 지팡이 하나와

몇십 년이나 신은 것일까

바닥이 다 닳은 샌들 한 켤레

그리고 끝으로 남기신 것은

흉탄에 피 붇은

무명 '싸리옷' 한 벌뿐이더군요

당신이 이 땅에 나서 살다가

이 땅에 남기신 전재산은······.

인도 유사 이래의

단 두 번째의 성인이시여!

'입은 양같이 생겼으면서?!'

당신을 쏜 흉탄 보고 마지막 하시던 말씀

아직도 하늘에 살아

귀에 정정합니다. .............................................P157~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