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질마재로 돌아가다 - [13] 도미네의 떠돌잇길의 노래

나무향(그린) 2013. 7. 30. 05:39
도미都彌네의 떠돌잇길의 노래 - 서정주

 

왕이란 놈이 내 사내의 두 눈깔을 빼

으시깡캄 장님을 만들어 내서

끌어내 배에 태워 강에 띄우곤,

내 손목 부여잡고 자자고 했네.

 

에그머니 이래서야 어디쓰겠나?

'월경 있다' 거짓말로 버물어 두고,

강물에 뜬 내 사내 찾아서 갔네.

내 눈으로 지켜 가며 떠돌아 보려.

 

그래서 장님 남편 손을 이끌고

개나라 돼지나라 다 돌아 봤네만

오래두고 발 붙일 곳 보이질 않아

밤낮으로 숨어숨어 떠돌아 갔네.

 

그러다가 우리 죽어 귀신 돼서도

이게 나어 이 떠돌이어 하네만

웬일인가 세월은 가고 또 가고

우리 뒤에 떠돌이 늘어만 가니?

 

그런데 요사이는 둘이 아니라

장님 된 사낼랑은 뒤에 놔두고

혼자서만 떠도는 여자 많다네

이것이 도미네의 설음이로군. ...........................................ㅖ30-31

 

*도미네는 백제 미루왕 때의 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