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이 아재 화상(畵像) - 서정주(1915~2000)
우리 마을 진영이 아재 쟁기질 솜씬
예쁜 계집애 배 먹어가듯
예쁜 계집애 배 먹어가듯
안개 헤치듯, 장갓길 가듯.
샛별 동곳 밑 구레나룻은
싸리밭마냥으로, 싸리밭마냥으로,
앞마당 뒷마당 두루 쓰시는
아주먼네 손끝에 싸리비마냥으로.
수박꽃 피어 수박 때 되면
소소리바람 위 원두막같이,
숭어가 자라서 숭어 때 되면
숭어 뛰노는 강물과 같이,
당산나무 밑 놓는 꼬누는
늙은이 젊은 애 다 훈수 대어
어깨 너머 갸우뚱 놓는 꼬누는
낱낱이 뚜렷이 칠성(七星)판 같더니. .........................P28
△ 미당 서정주선생(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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