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암 가는 길 3 / 이형권 화장암 가는 길 3 / 이형권 가지마다 저리도 봉우리가 무성한 이유는 필경 말못할 까닭이 담겨 있겠지요 생강나무꽃이 피고 진달래가 피고 사하촌의 봄빛이 부산해지도록 짐짓 저렇게 머뭇거리는 마음은 노장스님이 애를 태우며 기다리고 있는 까닭이겠지요 마흔해 전 동안거를 마치고 .. ▒▒▒▒▒※※☆▒▒/이형권무심재 2016.04.17
복사꽃 편지 - 이형권 복사꽃 편지 - 이형권 아버지, 여기는 복사꽃 피는 봄날입니다. 그곳에도 버들피리소리 들려오는 봄날이 있는지요. 올 청명절에는 고향에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산밭에 꽃들이 만발했다고 하고 산소에 파랗게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여직 짱짱하십니다. 억척스런 성정.. ▒▒▒▒▒※※☆▒▒/이형권무심재 2016.04.17
봄의 노래 / 이형권 봄의 노래 / 이형권 나 그대에게 한 송이 매화꽃이고 싶었네 이른 봄, 돌담 가에 피는 노란 산수유 꽃이고 싶었네 나 그대에게 한줄기 들바람이고 싶었네 산골짝을 흐르는 시냇물에 부서지는 햇살이고 싶었네 토담 밑에 피어나던 수선화 같던 누이여 지난 날 우리가 품었던 슬픈 여정을 .. ▒▒▒▒▒※※☆▒▒/이형권무심재 2016.04.17
천 개의 바람이 되어 / 이형권 천 개의 바람이 되어 / 이형권 석남꽃 같은 가을이 와서 지나간 세월의 어떤 일들이 예고 없이 찾아와서 <마음의 뒤안길을 흔들고 갈 때 나는 바람의 영혼이 되고 싶었다 세상의 어떤 일들에도 주저하지 않고 세상의 어떤 관계에도 얽매이지 않고 세상의 어떤 미래에도 불안해 하지 않.. ▒▒▒▒▒※※☆▒▒/이형권무심재 2016.04.17
여승들의 예불소리가 꽃처럼 아름다운 절 운문사 중에서 / 이형권 여승들의 예불소리가 꽃처럼 아름다운 절 운문사 중에서 / 이형권 운문사는 대문이 없다. 일주문도 천왕문도 보이지 않고 새벽안개와 저녁노을이 깃드는 청청한 소나무 숲길만이 있다. 이름 그대로 구름의 문을 넘어서 찾아가야 한다. 구름은 실체가 없다. 정처 없이 흐르다가 빗줄기가 .. ▒▒▒▒▒※※☆▒▒/이형권무심재 2016.04.17
청물드는 바다 / 이형권 청물드는 바다 / 이형권 그대는 아는가. 청물이 올라오는 남쪽바다를 그리운 것들이 푸른 물굽이를 타고 일렁거리는 수평선 너머 바람에 날리는 스카프처럼 계절이 오고 있음을 나는 작은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망망한 바닷가 절벽, 등대섬으로 가리 그 바다에 가서 청물이 올라오는 물.. ▒▒▒▒▒※※☆▒▒/이형권무심재 2016.04.17
가을 산정에서 / 이형권 가을 산정에서 / 이형권 가을 산정에 부는 바람은 사랑을 잊었다. 사랑도 그리움도 모두 잊어서 홀연하다. 바람은 우거진 수풀 속에서 불어오기도 하고 산너머 암자의 풍경소리에서 불어오기도 하고 산골짜기 외딴집 굴뚝 끝에서 불어오기도 하지만 가을 산정에 부는 바람은 풍우에 씻겨.. ▒▒▒▒▒※※☆▒▒/이형권무심재 2016.04.17
시월의 노래 / 이형권 시월의 노래 / 이형권 그미야 가을 숲에는 어느새 무성했던 이야기들이 떠나가고 있다 이제 절벽같은 시간들만 남았다 누구나 한때, 봄날의 잎새처럼 푸르렀지만 기약할 수 없는 것이 세월이었던가. 천둥과 비바람이 치고 가는 저녁처럼 삶은 상처투성이였다 저승길에 누워 있는 노인의 .. ▒▒▒▒▒※※☆▒▒/이형권무심재 2016.04.17
청량사 무위당운 / 이형권 청량사 무위당운 / 이형권 이 가을 누가 있어 내게 암자 한 채를 내어준다면 나는 외청량사 무위당에 가서 한 철을 살리 천 길 낭떠러지 아래 토벽으로 빚은 작은 거처 세상의 길을 여의고 홀로 깊어지는 절벽만큼이나 쓸쓸하게 한 철을 살리. 지나온 길을 지워버렸으니 가지 못한 길을 찾.. ▒▒▒▒▒※※☆▒▒/이형권무심재 2016.04.17
가을의 빛 / 이형권 가을의 빛 / 이형권 가을의 빛이여 그대는 어디에서 오는가 이슬 젖은 들녘의 풀섶에서 오는가 풀여치의 여윈 울음소리에서 오는가 둠벙에 스미다 가는 마알간 하늘빛 끝모를 그리움에서 오는가 그 옛날 내가 벌거숭이처럼 우쭐거릴 때 등뒤에서 웃던 흰구름이여 긴 그림자 산그늘에 저.. ▒▒▒▒▒※※☆▒▒/이형권무심재 201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