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35] 아침 아침 - 윤동주 휙, 휙, 휙, 소꼬리가 부드러운 채찍질로 어둠을 쫓아, 캄, 캄, 어둠이 깊다깊다 밝으오. 이제 이 동리의 아침이 풀살 오는 소 엉덩이처럼 푸르오. 이 동리의 콩죽 먹는 사람들이 땀물을 뿌려 이 여름을 길렀오. 잎, 잎, 풀잎마다 땀방울이 맺혔오. 구김살 없는 이 아침을 심호.. ▒▒▒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2013.12.05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34] 황혼 황혼 - 윤동주 햇살은 미닫이 틈으로 길쭉한 일자(一字)를 쓰고… 지우고… 까마귀 지붕 위로 둘, 둘, 셋, 넷, 자꾸 날아 지난다. 쑥쑥, 꿈틀꿈틀 북쪽하늘로, 내사… 북쪽하늘에 나래를 펴고 싶다. ...........................P55 ▒▒▒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2013.12.04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33] 남쪽 하늘 남쪽 하늘 - 윤동주 제비는 두 나래를 가지었다 스산한 가을날ㅡ 어머니의 젖가슴이 그리운 서리 내리는 저녁ㅡ 어린 영(靈)은 쪽나래의 향수(鄕愁)를 타고 남쪽 하늘에 떠돌 뿐ㅡ ........................................P54 ▒▒▒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2013.12.03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32] 참회록(慘悔錄) 참회록(慘悔錄)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늬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滿) 이십사년 일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2013.12.02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31] 유언(遺言) 유언(遺言) 후어-ㄴ한 방에 유언(遺言)은 소리없는 입놀림. 바다에 진주캐러 갔다는 아들 해녀와 사랑을 속삭인다는 맏아들 이밤에사 돌아오나 내다 봐라 ㅡ 평생 외롭던 아버지의 운명(殞命) 감기우는 눈에 슬픔이 어린다. 외딴 집에 개가 짖고 휘양찬 달이 문살에 흐르는 밤. ................. ▒▒▒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2013.12.01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30] 팔복(八福) 팔복(八福) - 마태복음 5장 3-12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오. ....... ▒▒▒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2013.11.30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29] 달밤 달밤 - 윤동주 흐르는 달의 흰 물결을 밀쳐 여윈 나무 그림자를 밟으며 북망산(北邙山)을 향한 발걸음은 무거웁고 고독을 반려(伴侶)한 마음은 슬프기도 하다 누가 있어만 싶은 묘지엔 아무도 없고 정적(靜寂)만이 군데군데 흰 물결에 폭 젖었다. ...................................P49 ▒▒▒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2013.11.29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28] 간(肝) 간(肝) - 윤동주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肝)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사쓰 산중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肝)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던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 ▒▒▒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2013.11.28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27] 봄1 봄1 - 윤동주 봄이 혈관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까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三冬)을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P47 ▒▒▒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2013.11.27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26] 비 오는 밤 비 오는 밤 - 윤동주 솨! 철썩! 파도소리 문살에 부서져 잠 살포시 꿈이 흩어진다 잠은 한낱 검은 고래떼처럼 살래어 달랠 아무런 재주도 없다 불을 밝혀 잠옷을 정성스레 여미는 삼경(三更) 염원(念願) 동경(憧憬)의 땅 강남(江南)에 또 홍수질 것만 싶어 바다의 향수(鄕愁)보다 더 호젓해.. ▒▒▒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2013.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