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32] 참회록(慘悔錄)

나무향(그린) 2013. 12. 2. 06:03

참회록(慘悔錄)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늬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滿) 이십사년 일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P5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