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의 나무이야기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양지꽃 필요한 것은 한뼘 땅과 한오라기 햇빛 햇빛은 아직 주인이 없고 한줌 흙도 사라지면 돌 틈도 마다 않아 패잔병들의 일그러진 눈초리 매서운 심술 아직도 날카로와 낮은 포복으로만 전진 또 전진 우리의 목표는 4월 고지 이름 몰라 주어도 무심히 밟혀도 무..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메꽃 뼈대있는 가문만 찾을 건가요 너무 힘겨워 남을 휘감고 정말 외로울 때는 나마져도 감는다오 제게서 하고픈 것 모두 하세요 향기 색깔 달콤함 또 모든 것 남과 같다구요? 아직도 당신은 근시이구려 하지만 기대는 마세요 저는 결코 결혼할 수는 없어요 울어..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민들레 찢어진 가슴 언 땅을 부여 앉는다 서럽게 노란 꽃이 피어난다 추운 이 땅에 내 꿈을 펼 수는 없다 젖먹던 힘 다해 하늘 높이 솟대 세운다 땅과 하늘을 잇는 가슴 찢긴 무녀를 통해 하늘이 땅을 맛보고 땅은 하늘을 빤다 덩덩 덩더꿍 찬란히 신이 내린다 서..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꽃다지 흥부네 자식처럼 많이도 달렸다 몇장 땅잎 사이로 하늘 받칠 기둥 세우고 기름지면 바지랑대 메마르면 난장이 위로는 꽃이 거푸 피어나고 아래로는 열매가 알알이 영근다 못다 먹은 한으로 숟가락이 된 열매 이밥을 가득 담아 숱가락 탑을 쌓는다 더운 ..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별꽃 봄을 연다는 갈망만으로 더 뜨거운 눈 속에서 모질게 키워 온 초록 위로만 귿어버린 시야지만 아래를 볼 수만 있다면 이 세상에 어디서나 별은 피는데 지켜보는 이 하물며 다시 찾는 이 없는 보리 한 볼만한 작은 꽃을 누가 노래하리오 봄을 연 죄 아무데서..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돌나물 땅 탓은 안 해 여기가 내 땅이야 달동네인들 못살랴 돌인들 어때 어차피 기는 인생인데 기다가 뿌리 내리면 거기가 천국 뜯기는데는 이골이 났고 밟힐수록 신나더라 뜯는 사람 밟는 사람 그들은 잠깐이고 이 땅에서 우린 오래 오래 살꺼야.......................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감국 긴 세월 겨울 봄 여름 지는 가을을 노란 꽃 송이송이 피우려 참기도 많이 참았다 같이 어우러져 놀던 벚들은 좋은 곳에 어울려 향기 뽐내는데 못생긴 미련인가 이 산하 버리지 못한다 꺽어 뛰놀던 코흘리게 아이들 문창호지 국화주에 삶을 노래하던 그때 그..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실새풀 가진 것이라곤 살아야겠다는 의지분 바람도 비껴가는 가녀린 몸뚱아리 하늘 보고 손짓하는 배고픈 철부지들 쫓기고 밀려 한갓지다는 이곳에 모여 끼리끼리 몸을 풀었다 넓다는 세상 안으려 해도 바람은 피해가고 많다는 할 일 잡으려 해도 햇살마저도 ..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질경이 지나는 이마다 무심코 밟은 자리에 버티며 돋아난 질경이 밟힐 때마다 땅을 어루만지며 억세게 키워온 널푸른 잎사귀 땡볕과 폭풍우를 마다않는 너는 프리지아나 물망초의 사치한 멋이나 연약함이 싫어 가장 작은 흰 꽃들로 하늘을 향해 기도 드린다 "나..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쇠별꽃 보아라 우리는 뼈대있던 집안이다 이 에미는 지금 실낱같이 여리지만 억척을 떨고 허리띠 졸라 너만은 잘 먹이고 많이 가르치리라 나는 이 땅에서 꿈꾸며 너를 키웠지만 너는 저 별 속에 꿈을 펴거라....................p70 △ 풀꽃 / 김종태 버려지고 잊혀진 우리의 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