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김종태] -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솜방망이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솜방망이 너무 높다 가련한 것 기쓰고 커 봐야 바람에나 흔들릴 것을 오르고 또 올라간들 이루지 못할 꿈인 줄을 뻔히 알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조상의 피 몇장 땅잎 바닥에 깔고 온몸은 온통 솜털 사월 변덕바람 속에 솟대 세운다 이미 고개 돌린 하늘을 따르려는.. ▒▒▒마음의산책 ▒/풀꽃 김종태 2012.07.14
[풀꽃/김종태] -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부처꽃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부처꽃 님 보낸 강가는 오늘도 바람은 그지없어 물결은 아른대고 어느 자락엔가 님의 땀내음 어느 갈피인가 굵은 목소리 지는 햇살은 물 위에 진주를 굴려도 텅 빈 강가는 내 안보다는 덜해 기다리라는 말 하지 않았어도 기다려야만 하는 내 체질은 아마도 님이 .. ▒▒▒마음의산책 ▒/풀꽃 김종태 2012.07.13
[풀꽃/김종태] -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여뀌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여뀌 지나치다 보고 그러다 잊고 한 일년 지나서야 그녀를 알았다 작은 키에 수더분한 차림 동그란 얼굴엔 죽은깨 더덕 이름을 알고서도 밍밍했다 무슨이름이 그래 그러나 눈은 마음을 따르는 것 그녀와 함께 자리한 이후 나는 그녀에게 홀딱 반했다 그리 고운 .. ▒▒▒마음의산책 ▒/풀꽃 김종태 2012.07.12
[풀꽃/김종태] -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댑싸리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댑싸리 줄기는 하나인데 가지는 백개가 넘고 가지마다 이파리는 수백개가 된다 살면 얼마나 산다고 욕심 너무 많다 한여름 쌓아올린 욕심 그 욕심 때문에 찬이슬 내리면 냉큼 뽑힌다 거꾸로 매달려 온몸 부귀영화 다 풍화된다 지겟작대기로 두들겨 맞아 나머지 .. ▒▒▒마음의산책 ▒/풀꽃 김종태 2012.07.12
[풀꽃/김종태] -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억새 풀, 우리의 모습 - 억새 이 땅을 억세게 지켜온 마자막 타이탄족의 항거 지금은 조락해 버린 버림받은 세대의 술 취한 노래 속에서 몸부림치는 자조의 헤픈 술주정 산딸기 찾던 개구장이의 꼬질꼬질한 종아리를 할퀴었던 시퍼런 옛 서슬은 망각으로 삼켰다지만 불쌍한 것 꿈만은 버리지 .. ▒▒▒마음의산책 ▒/풀꽃 김종태 2012.07.11
[풀꽃/김종태] -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원추리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원추리 난초는 술을 깨게 하고 원추리는 근심을 잊게 한다는데 근심을 모두 잊어야 할 이들이 뒤척이며 돌아눕는 망우리 공동묘지 구석배기 드문드문 흩뿌려 피어난 원추리 그곁에 앉아도 샘솟는 근심들 뒤숭숭한 세상을 내려다 보며 영혼들도 남겨진 미련을 못.. ▒▒▒마음의산책 ▒/풀꽃 김종태 2012.07.11
[풀꽃/김종태] -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맥문동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맥문동 시흥역앞 낡은 공장 총무과 뒤 구석진 응달에 웬 풀이 가득했겠다 잔디도 아니고 화초도 아니고 뭉텅뭉텅 뽑아버렸다 광릉 수목원 꽃밭 테두리마다 울타리 삼아 시흥의 그 풀을 심어 놓았겠다 풀은 아닌 것 같은데 어느 유명한 분 집 베란다 갸름한 난 화.. ▒▒▒마음의산책 ▒/풀꽃 김종태 2012.07.10
[풀꽃/김종태] -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마타리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마타리 봄 여름 긴 세월 마련했소 오직 한마음 작은 꿈이나마 알뜰히 피우고자 바람결에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도 좋소 모진 세상이 행여 시샘해 꺽이면 꺽인 채로 피우겠소 땅 하늘 그 사이 나 혼자의 꿈일지라도 이 땅의 정성과 저 하늘의 뜻으로 내 작은 희망.. ▒▒▒마음의산책 ▒/풀꽃 김종태 2012.07.10
[풀꽃/김종태] -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고들빼기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고들빼기 세월에 찢기운 가슴팍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칼 반평생 기다림에 지쳐 외로 쳐진 가냘픈 고개 모두 바버 씽씽대는 동구밖에 바장이며 서성이며 헤매 도는 버릇 우리 오빠 말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꿈은 늘 깨기 위해 꾸는 것 혹.. ▒▒▒마음의산책 ▒/풀꽃 김종태 2012.07.09
[풀꽃/김종태] -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쥐손이풀 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쥐손이풀 잎사귀가 쥐 발가락 같다고 쥐손이풀 이질 설사에 잘 듣는다고 이질풀 세상 사람들은 그래요 이기적이거나 못난 점만 보아요 우리들 얼굴 꽃은 예쁘다며 붙여주는 이름마다 째째한 거예요 새벽 이슬로 깨끗이 씻고 아침 햇살로 곱게 바르고 머리는 다.. ▒▒▒마음의산책 ▒/풀꽃 김종태 2012.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