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61) 서남해의 고독한 여수를 간직한 외딴섬(가거도에서) 서남해의 고독한 여수를 간직한 외딴섬 / 이형권 -가거도에서 다시 그 바닷가의 황홀한 저녁을 찾아갑니다. 섬등곶의 바람 부는 초원에 앉아서 황홀하게 떨어지는 낙조의 빛을 사랑하기 위해 가거도로 갑니다. 가거도는 서남해의 끝자락에 위치한 고독한 나그네의 섬 다가서지 않으면 결.. ▒▒▒▒▒※※☆▒▒/이형권무심재 2018.04.14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60) 여름 바다에 길을 묻는다(한려수도에서) 여름 바다에 길을 묻는다 / 이형권 -한 려 수 도 에 서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물길을 따라 욕지도로 갑니다. 연화도 노대도 두미도 사리도 초도 갈도 국도 녹도… 이름모를 작은 섬들이 새떼처럼 내려앉은 연화군도를 따라서 아득한 세상 끝으로 흘러갑니다. 욕지도는 한려수도 아랫녘에 .. ▒▒▒▒▒※※☆▒▒/이형권무심재 2018.04.13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59) 보리밭 물결치는 섬 마을에 띄웁니다(청산도에서) 보리밭 물결치는 섬 마을에 띄웁니다 / 이형권 -청산도에서 그대여 눈이 부시게 푸른 오월, 보리밭에 일렁이는 바람의 흔적을 찾아서 다도해의 작은 섬 청산도에 와 있습니다. 화려한 빛깔의 꽃은 아니지만 초록빛 물결로 일렁이는 청산도 보리밭은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답고 서러운 봄날.. ▒▒▒▒▒※※☆▒▒/이형권무심재 2018.04.11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58) 비 내리는 날 밤의 천둥소리를 찾아서(대원사에서) 비 내리는 날 밤의 천둥소리를 찾아서 / 이형권 -대원사에서 어쩌자고 이렇게 처량한 여행을 꿈꿔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비 내리는 날 밤 깊은 산중, 외딴집 같은 곳에서의 뒤척이는 밤… 처마끝 낙숫물 소리는 부질없는 회한의 정수리를 치고 대숲에는 엉켜버린 날들의 인연이 휩쓸려 다.. ▒▒▒▒▒※※☆▒▒/이형권무심재 2018.04.10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57) 내 영혼의 빈 의자를 찾아서(불일암에서) 내 영혼의 빈 의자를 찾아서 / 이형권 -불일암에서 눈 내린 날, 산사의 오솔길은 순결하기 그지없습니다. 세상의 번거로운 생각들이 생선뼈처럼 가지런해지고 아무도 오르지 않는 그 길에 발자국을 남기고 걸어가는 일은 설레임과 두려움이 교차합니다. 잘살아온 일 못살아온 일, 허물 많.. ▒▒▒▒▒※※☆▒▒/이형권무심재 2018.04.09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56) 가슴을 울리는 겨울 산사의 풍경 속에서(청량사에서) 가슴을 울리는 겨울 산사의 풍경 속에서 / 이형권 -청량사에서 겨울 산사는 텅 비어 있는 듯합니다. 눈 쌓인 산자락에는 창백한 낯빛의 하늘이 걸려 있고 전각들은 모두 문을 닫고 고요 속에 웅크려 있습니다. 응달을 지나온 바람 소리가 허전한 마음을 스치고 가면 세상의 모든 자리가 허.. ▒▒▒▒▒※※☆▒▒/이형권무심재 2018.04.08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55) 저 홀로 깊어 가는 길(염불암에서) 저 홀로 깊어 가는 길 / 이형권 -염 불 암 에 서 가을이 동구 밖까지 찾아와 소곤거릴 때 밤새워 쓴 편지를 부치러 가는 소녀의 마음처럼 길을 나섭니다. 해마다 가을 바람이 가슴 한 모퉁이를 허물어 내릴 때 세상을 떠도는 한 사람의 나그네가 되어 그 길에 들었으니 그리움이 깊어 먼 하.. ▒▒▒▒▒※※☆▒▒/이형권무심재 2018.04.07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54) 야삼경, 산사의 문빗장을 만져 보리라(통도사에서) 야삼경, 산사의 문빗장을 만져 보리라 / 이형권 -통도사에서 그리운 이여, 오랫동안 적조했습니다. 알 수 없는 삶의 밑바닥을 들여다보기 위해 먼 길을 다녀오기도 했지만 그냥 쓸쓸히 돌아온 발길이었습니다. 여독으로 한동안은 두문불출하였다가 다시 천석고항泉石膏肓을 벗 삼아서 부.. ▒▒▒▒▒※※☆▒▒/이형권무심재 2018.04.06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53) 길 위에서 그리움을 만나다 길 위에서 그리움을 만나다 / 이형권 여행은 그리움의 다른 이름이다. 첫사랑을 기다리던 마음처럼 설렘을 안겨다 준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샘물처럼 솟아나는 그리움이 없다면 인생은 얼마나 메말라 있겠는가. 엉킨 실타래처럼 삶의 매듭이 풀리지 않을 때 자신도 모르게 저.. ▒▒▒▒▒※※☆▒▒/이형권무심재 2018.04.05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52) 설산을 넘으며 설산을 넘으며 / 이형권 생이여 부질없는 날들을 많이도 헤매고 다녔구나 나 이제 돌아가리니 아무도 나의 흔적을 기억하지 말게나 갈피에르산*.의 녹는 눈처럼 눈물뿐인 이야기를 더 이상 기억하지 말게나 *갈피에르산:노르웨이 피오르드 여행길에 넘었던 설산 ▒▒▒▒▒※※☆▒▒/이형권무심재 2018.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