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95] 이별 이별 - 윤동주 눈이 오다 물이 되는 날 잿빛 하늘에 또 뿌연내, 그리고 커다란 기관차는 빼액 울며, 조그만 가슴은 울렁거린다. 이별이 너무 재빠르다, 안타깝게도, 사랑하는 사람을, 일터에서 만나자 하고ㅡ 더운 손의 맛과 구슬 눈물이 마르기 전 기차는 꼬리를 산굽으로 돌렸다. ............ ▒▒▒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2014.02.28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63] 구도자의 노래 구도자의 노래 살아 있는 동안 손님을 맞이하라. 살아 있는 동안 경험 속으로 뛰어들고 살아 있는 동안 삶을 이해하라. 죽음이 오기 전에만 가능한 일 살아 있는 동안 밧줄을 끊지 않는다면 죽은 뒤에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육체가 썩은 다음에야 영혼이 신과 결합될 수 있다는 것.. ▒▒▒마음의산책 ▒/류시화 엮음 2014.02.27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94] 참새 참새 - 윤동주 가을 지난 마당은 하이얀 종이 참새들이 글씨를 공부하지요. 째액 째액 입으로 받아 읽으며 두 발로는 글씨를 연습하지요. 하루종일 글씨를 공부하여도 짹자 한자 밖에는 더 못쓰는 걸. ..................P118 ▒▒▒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2014.02.27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62] 여섯 가지 참회 여섯 가지 참회 내가 샐각해야만 하는데도 생각하지 않은 것과 말해야만 하는데도 말하지 않은 것 행해야만 하는데도 행하지 않은 것 그리고 내가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생각한 것과 말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말한 것 행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행한 것 그 모든 것들을 용서하소서. ㅡ.. ▒▒▒마음의산책 ▒/류시화 엮음 2014.02.26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93] 개 개 - 윤동주 눈 위에서 개가 꽃을 그리며 뛰오. ...........................P117 ▒▒▒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2014.02.26
인연 이야기 - (29) 살 빼는 방법 살 빼는 방법 슈라바스티의 한 왕은 탐욕에 가득 차 눈은 물건에 현혹되고, 귀는 소리에 혼란스러워 했으며, 코는 향기에 집착하고, 혀는 다섯 가지 맛에 탐착했으며, 몸은 촉감을 실컷 향락했다. 끼니때마다 진수성찬을 대하고도 만족할 줄 몰랐고, 그 가짓수와 양은 갈수록 늘었지만 왕..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14.02.25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61] 죽음이 집에서 나를 기다린다 죽음이 집에서 나를 기다린다 죽음이 오늘 내 앞에 있다 병의 회복 같은 고통 뒤의 산책 같은 죽음이 오늘 내 앞에 있다 몰약 향기 같은 바람 부는 날의 천막 아래 휴식 같은 죽음이 오늘 내 앞에 있다 연꽃 향기 같은 취기의 웃음 속 휴식 같은 죽음이 오늘 내 앞에 있다 비 온 뒤 걷는 길 .. ▒▒▒마음의산책 ▒/류시화 엮음 2014.02.25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92] 삶과 죽음 삶과 죽음 - 윤동주 삶은 오늘도 죽음의 서곡을 노래하였다. 이 노래가 언제나 끝나랴 세상 사람은ㅡ 뼈를 녹여내는 듯한 삶의 노래에 춤을 춘다 사람들은 해가 넘어가기 전 이 노래 끝의 공포를 생각할 사이가 없엇었다. 하늘 복판에 알 새기듯이 이 노래를 부른 자가 누구뇨 그리고 소낙.. ▒▒▒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2014.02.25
인연 이야기 - (28) 철판을 배에 두르고 다니는 사나이 철판을 배에 두르고 다니는 사나이 사티아 니간타라고 하는 나이가 많고 학문이 높은 바라문이 살고 있었다. 그는 총명과 제혜가 뛰어나 나라 안에서도 그 명성이 자자했다. 또 그에게는 많은 제자들이 따랐다. 이런일 때문에 그는 자기도취에 빠져 눈앞에 보이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14.02.24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60] 나이 나이 누군가 나에게 나이를 물었지. 세월 속에 희끗희끗해진 머리를 보고 난 뒤 내 이마의 주름살들을 보고 난 뒤. 난 그에게 대답했지. 내 나이는 한 시간이라고. 사실 난 아무것도 세지 않으니까. 게다가 내가 살아온 세월에 대해서는, 그가 나에게 말했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마음의산책 ▒/류시화 엮음 2014.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