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류시화 엮음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60] 나이

나무향(그린) 2014. 2. 24. 05:43

나이

 

누군가 나에게 나이를 물었지.

세월 속에 희끗희끗해진 머리를 보고 난 뒤

내 이마의 주름살들을 보고 난 뒤.

난 그에게 대답했지.

 

내 나이는 한 시간이라고.

사실 난 아무것도 세지 않으니까.

게다가 내가 살아온 세월에 대해서는,

그가 나에게 말했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설명해 주세요.

그래서 난 말했지.

어느 날 불시에 나는 내 마음을 사로잡은 이에게

입을 맞추었지.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입맞춤을.

 

나의 날들이 너무도 많지만

나는 그 짧은 순간만을 세지.

왜냐하면 그 순간이 정말로 나의 모든 삶이었으니까. ㅡ이븐 하짐  ...................P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