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21) 시메나 지나는 길에 시메나 지나는 길에 / 이형권 언제나 그립습니다. 사랑하는 일도 그리워하는 일도 서럽고 남루할 뿐 다시 돌아가지 못할 길을 나는 이렇게 떠돌아 흐릅니다. 바다는 떠돌이처럼 말을 잃었고 물결 너머 닿을 수 없는 시간들은 터키석 푸른 빛깔로 펼쳐저 있습니다. 물속에 잠겨 버린 수중 .. ▒▒▒▒▒※※☆▒▒/이형권무심재 2017.12.15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20) 압록강에서 압록강에서 / 이형권 돌아와 묻노니 그대는 지금 어느 구비를 흘러가고 있느냐. 그대에게 전해 줄 안부도 없이 울어 줄 마음 한 자락도 없이 황망한 가슴 홀로 와 앉았으니 그대는 지금 어느 구비에서 눈물짓고 있는 것이냐. 바라보면 세월 저편 강촌에는 달맞아꽃이 피고 그대가 부르던 .. ▒▒▒▒▒※※☆▒▒/이형권무심재 2017.12.14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19) 꽃 무덤 꽃 무덤 / 이형권 산 위의 꽃밭에 홀로 누워 있네 사랑도 그만두고 그리움도 그만두고 바람 속에 홀로 누워 있네. 구름이 스쳐가고 천둥이 몰려가고 모두가 떠난 자리 꽃은 후회처럼 피어나 누우면 저 세상의 어디쯤 어둠이 내리고 별빛이 내리고 관棺을 내리는 종소리가 울릴 때까지 뼈.. ▒▒▒▒▒※※☆▒▒/이형권무심재 2017.12.13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18) 대덕산에서 대덕산에서 / 이형권 산정에는 한 줄기 바람이 일고 그대와 내가 지나쳐 온 길들은 신갈나무 숲 속에 묻혀 있다네 사랑과 미움이 교차했던 날들 세상의 길들은 산 아래 놓여 있고 비바람 휩쓸고 간 숲길을 지나면 하늘빛 호수에 눈물처럼 피는 꽃 행여나 그리운 마음에 꽃 속에 누워 보면 .. ▒▒▒▒▒※※☆▒▒/이형권무심재 2017.12.12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17) 부치지 못한 편지 부치지 못한 편지 / 이형권 돌아가면 그대에게 가겠노라고 다짐했네. 쏟아지는 천지天地의 물줄기를 따라서 자작나무 숲을 지나는 바람결을 따라서 다시 그대에게 돌아가겠노라고 다짐했네. 하늘에는 태평스럽게 구름이 피어오르고 바람은 가녀린 흰색 담자리꽃 뒤에서 불고 초원의 길.. ▒▒▒▒▒※※☆▒▒/이형권무심재 2017.12.11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16) 초원에서 초원에서 / 이형권 나 죽어 바람이 되었다가 구천을 떠도는 슬픈 하늬바람 되었다가 이승에서 지은 죄 흰 머리카락처럼 풍화되어 선한 눈빛 되었을 때 초원을 떠도는 악사가 되리 그대 뼈로 만든 피리 구멍 속을 빠져나오는 주인 없는 노래가 되었다가 어느 무정한 손길의 발길에 머무는 .. ▒▒▒▒▒※※☆▒▒/이형권무심재 2017.12.10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15) 초원의 노래 초원의 노래 / 이형권 초원으로 가리라. 밀원을 스치고 불어오는 부드러운 저녁 바람을 찾아서 가없는 방랑자가 되리라. 가서 이몸, 뼈도 주고 이몸, 살도 주고 자줏빛 붉은 노을이 되어 하늘 끝까지 걸어가리라. 넓고 넓어서 텅 비어 버린 세상 초원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나그네가 되리.. ▒▒▒▒▒※※☆▒▒/이형권무심재 2017.12.09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14) 현곡玄谷에서 현곡玄谷에서 / 이형권 그대에게 가 닿을 수만 있다면 천 년 세월 이끼가 머물지 않은 폐사지의 석탑처럼 그대에게 순결할 수 있다면 현곡*이여 홀로 떠도는 이 산하가 쓸쓸하지 않으리. 그리운 듯 외로운 듯 뒤척이는 무덤가 솔숲을 지나 생이여 풀리지 않는 모순이여 헤아릴 수 없는 운.. ▒▒▒▒▒※※☆▒▒/이형권무심재 2017.12.08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13) 봄의 노래 봄의 노래 / 이형권 나 그대에게 한 송이 매화꽃이고 싶었네 이른 봄, 돌담 가에 피는 노란 산수유 꽃이고 싶었네 나 그대에게 한 줄기 들바람이고 싶었네 산골짝을 흐르는 시냇물에 부서지는 햇살이고 싶었네 토담 밑에 피어나던 수선화 같던 누이여 지난 날 우리가 품었던 슬픈 여정을 .. ▒▒▒▒▒※※☆▒▒/이형권무심재 2017.12.07
슬픈것이 흘러가는 시간이다 - (12) 경주에서 경주에서 / 이형권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황룡사 폐허의 들판에 제비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사랑인 듯, 이별인 듯, 그리움인 듯 모량리 왕릉의 숲길에 진달래 한 송이 피었습니다. 꿈인 듯, 노래인 듯, 지나간 추억인 듯 무너진 성터 돌틈 속에 산자고 한 송이 피었습니.. ▒▒▒▒▒※※☆▒▒/이형권무심재 2017.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