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무리 - (31) 겨울 자작나무 겨울 자작나무 자다가 저절로 눈이 떠진다. 어김없이 새벽 한 시에서 한시 반 사이. 이대 내 정신은 하루 중에서도 가장 맑고 투명하다. 자연은 사람의 나이를 묻지 않는다는데, 나이 들어가는 탓인지 남들이 곤히 잠든 이런 시각에 나는 곧잘 깨어 있다. 둘레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11.05.04
아름다운 마무리 - (30) 얼음 깨어 차를 달이다 얼음 깨어 차를 달이다 지난겨울 이 산중에서 온 몸과 마음으로 절절히 배우고 익힌 교훈은 한 방울 물의 귀하고 소중함이었다. 눈 고장에서 눈이 내리지 않은 삭막한 겨울. 오죽했으면 태백에선가는 기설제祈雪祭를 다 지냈겠는가. 가뭄이 심할 때 기우제를 지내듯, 눈 고장에서는 눈이 ..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11.05.03
아름다운 마무리 - (29) 아직은 이른 봄 아직은 이른 봄 건강 비결 중 한 가지는 '늦게 입고 늦게 벗어라' 이다.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날씨가 춥다고 해서 일찍 속옷을 껴입기 시작하면 한겨울에는 더욱 두껍게 입어야 한다. 추위를 이겨 낼 저항력을 잃는다는 소리다. 그리고 신문방송에서 여기저기 꽃 소식을 전한다고 해서 성..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11.05.02
아름다운 마무리 - (28) 자신의 그릇만큼 자신의 그릇만큼 올해는 봄이 더디다. 이곳 산중은 엊그제가 춘분인데도 아직 얼음이 풀리지 않아 잔뜩 움츠린 채 봄기운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머지않아 꽃바람이 올라오면 얼음이 풀리고 새싹들이 바뀔 것이다. 어김없이 계절의 순환에 따라 바뀔 것들은 바뀔 것이다. 사람들도 그때..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11.05.01
아름다운 마무리 - (27) '책의 날'에 책을 말한다 '책의 날'에 책을 말한다 4월 23일, 이날은 세계적으로 책을 기념하는 '책의 날'이다. 이 '책의 날'을 기리기 위해 어제는 강남에 있는 교보문고 강당에서 강연을 했다. 일찍이 안 하던 짓을 선뜻 허락하게 된 것은 나 자신 책의 은혜를 많이 입고 살아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답으로 나서게..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11.04.30
아름다운 마무리 - (26) 지금이 바로 그때 지금이 바로 그때 승가의 결제, 해제와 함게 안거 제도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결제 기간과 해제 기간은 상호 보완한다. 결제만 있고 해제가 없다면 결제는 무의미 하다. 마찬가지로 해제만 지속된다면 안거 또한 있을 수 없다. 여름철 결제일인 음력 4월 보..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11.04.29
아름다운 마무리 - (25) 책다운 책 책다운 책 지난 초봄 볼일이 있어 남쪽에 내려갔다가 저잣거리에서 우연히 아는 스님을 보았다. 만난 것이 아니라 본 것이다. 이 스님은 내가 불일암 시절부터 가까이 지낸 사이인데 몇 해 전 길상사를 거쳐 간 후로는 그 거처도, 소식도 전혀 들을 수 없었다. 내 마음 한구석에는 그 스님..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11.04.28
아름다운 마무리 - (24)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 요즘 고랭지에 가는 곳마다 감자꽃이 한창이다. 드 넓은 밭에 가득가득 피어 있는 단일 작물의 꽃은 이런 고랭지 아니면 보기 드문 볼만한 풍경이다. 감자꽃은 보랏빛과 흰빛 두 가지인데 그중에도 노란 곷술을 머금고 있는 흰꽃이 돋보인다. 또 여기저기 ..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11.04.27
아름다운 마무리 - (23) 물난리 속에서 물난리 속에서 올여름에도 물난리다. 지역적인 펀치는 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이 땅에 물난리가 났다. 수해가 있을 때마다 관계당국에서는 항구적인 대책을 논의하지만 수해는 항구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자연의 대명사인 산천, 즉 산과 강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11.04.26
아름다운 마무리 - (22) 아궁이 앞에서 아궁이 앞에서 절에 들어와 내게 주어진 최소의 소임은 부목負木이었다. 땔감을 담당하는 나무꾼인 셈이다. 이 소임은 행자 시절 은사께서 내게 내린 출세간의 선물이기도 하다. 당신도 절에서 맨 처음 본 소임이 부목이라고 하셨다. 1950년대 통영 미륵산에 있는 미래사는 집이 두 채뿐인..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11.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