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류시화 엮음 75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66] 도의 사람

도의 사람 도 안에서 걸림 없이 행동하는 사람은 그 자신의 이해에 얽매이지 않으며 또 그런 개인적인 이해에 얽매여 있는 사람을 경멸하지도 않는다. 그는 재물을 모으고자 애쓰지 않으며 그렇다고 청빈의 덕을 내세우지도 않는다. 그는 남에게 의존함 없이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또한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65] 우리 시대의 역설

우리 시대의 역설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다. 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졌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 더 많은 물건을 사지만 기쁨은 줄어들었다.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더 적어졌다. 더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없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64] 신과의 인터뷰

신과의 인터뷰 어느날 나는 인터뷰하는 꿈을 꾸었다. 신이 말했다. '그래, 나를 인터뷰하고 싶다구?' 내가 말했다. '네, 시간이 있으시다면.' 신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의 시간이 영원, 내게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무슨 질문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가?' 내가 물었다. '인간에게서 가장 놀..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63] 구도자의 노래

구도자의 노래 살아 있는 동안 손님을 맞이하라. 살아 있는 동안 경험 속으로 뛰어들고 살아 있는 동안 삶을 이해하라. 죽음이 오기 전에만 가능한 일 살아 있는 동안 밧줄을 끊지 않는다면 죽은 뒤에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육체가 썩은 다음에야 영혼이 신과 결합될 수 있다는 것..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62] 여섯 가지 참회

여섯 가지 참회 내가 샐각해야만 하는데도 생각하지 않은 것과 말해야만 하는데도 말하지 않은 것 행해야만 하는데도 행하지 않은 것 그리고 내가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생각한 것과 말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말한 것 행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행한 것 그 모든 것들을 용서하소서. ㅡ..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61] 죽음이 집에서 나를 기다린다

죽음이 집에서 나를 기다린다 죽음이 오늘 내 앞에 있다 병의 회복 같은 고통 뒤의 산책 같은 죽음이 오늘 내 앞에 있다 몰약 향기 같은 바람 부는 날의 천막 아래 휴식 같은 죽음이 오늘 내 앞에 있다 연꽃 향기 같은 취기의 웃음 속 휴식 같은 죽음이 오늘 내 앞에 있다 비 온 뒤 걷는 길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60] 나이

나이 누군가 나에게 나이를 물었지. 세월 속에 희끗희끗해진 머리를 보고 난 뒤 내 이마의 주름살들을 보고 난 뒤. 난 그에게 대답했지. 내 나이는 한 시간이라고. 사실 난 아무것도 세지 않으니까. 게다가 내가 살아온 세월에 대해서는, 그가 나에게 말했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59] 진정한 여행

진정한 여행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여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58] 옳은 말

옳은 말 -아이를 잃은 엄마가 쓴 시 제발 내가 그것을 극복했는지 묻지 말아 주세요. 난 그것을 영원히 극복하지 못할 테니까요. 지금 그가 있는 곳이 이곳보다 더 낫다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그는 지금 내 곁에 없으니까요. 더 이상 그가 고통받지 않을 거라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그가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57] 한 방울의 눈물

한 방울의 눈물 어느 날 나는 어떤 울음소리를 들었다. 자동차들의 소음 위로 처음에 나는 그것이 새의 울음이나 어떤 야생 동물의 울음이라 여겼다. 하지만 나는 길에 떨어진 내 가슴의 울음을 발견했다. 나는 울고 있는 나의 부서진 가슴을 주워 옷 속에 넣었다. 그것을 따뜻하게 보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