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新婦 / 서정주 신부新婦 - 서정주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읍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 참아.. ▒▒▒▒▒※※☆▒▒/시 모음 2018.10.05
부부 / 함민복 부부 / 함민복 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 ▒▒▒▒▒※※☆▒▒/시 모음 2018.09.30
눈물은 왜 짠가 / 함민복 눈물은 왜 짠가 / 함민복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 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 ▒▒▒▒▒※※☆▒▒/시 모음 2018.09.30
황재형, 스스로 탄광으로 간 화가의 삶은 성자처럼 / 김병종 황재형, 스스로 탄광으로 간 화가의 삶은 성자처럼 / 김병종 스무 해 전에 황지로 떠났던 화가 한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삼십대의 초반에 화단의 기대와 조명을 한 몸에 받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일찍이 고갱은 원시의 아름다움을 찾아 타히티로 떠났지만 우리의 화가는 결코 아름답지만.. ▒▒▒▒▒※※☆▒▒/시 모음 2017.11.11
사람을 다스리는 방법 / 법상스님 사람을 다스리는 방법 / 법상스님 제목을 '다스린다'고 했지만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다스릴 수 있는가. 사람이 자연을 다스릴 수 없듯 사람이 사람을 다스릴 수는 없다. 물론 어리석은 생각으로 사람이 자연을 다스리고, 사람이 자연 위에 군림한다고 착각할지 모르지만, 현대 과학이 그 .. ▒▒▒▒▒※※☆▒▒/시 모음 2017.10.28
꽃은 우연히 피지 않습니다 꽃은 우연히 피지 않습니다 살다보면 우연을 가장하여 필연의 결과가 찾아옵니다. 괴롭다면, 흔들린다면, 어리석다면, 반대로 편안한다면, 지혜롭다면, 모두 그 까닭이 있기 마련입니다. 한 송이의 꽃이 피어나기 위해서는 수많은 원인과 조건들이 갖추어져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시 모음 2017.10.26
아름다움과 너그러움으로 채우는 지혜 아름다움과 너그러움으로 채우는 지혜 미움과 욕심을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혜로운 삶의 선택입니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서는 새로운 것이 들어설 수가 없습니다. 일상의 소용돌이에서 한 생각 돌이켜 선뜻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용기, 그것은 새로.. ▒▒▒▒▒※※☆▒▒/시 모음 2017.10.25
사랑에 목마른 사람일수록 사랑에 목마른 사람일수록 그대들은 삶에 대한 더 깊은 목마름을 내게 주었다. 한 인간에게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다. 그의 모든 목표를 타는 입술로 바꾸고, 전 생애를 하나의 샘물로 바꾸게 하는 것. 그리고 여기에 나의 영광, 나의 보상이 있으니 그 샘으로 물을 마시러 갈 때마다 나는.. ▒▒▒▒▒※※☆▒▒/시 모음 2017.10.23
신부新婦 - 서정주 신부新婦 - 서정주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읍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 참아.. ▒▒▒▒▒※※☆▒▒/시 모음 2017.10.21
[시] 꽃잎 인연 / 도종환 꽃잎 인연 / 도종환 몸 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 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 되면 비 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지 살아 있는 동안은 바람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 ▒▒▒▒▒※※☆▒▒/시 모음 201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