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인연 / 도종환
몸 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 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 되면 비 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지
살아 있는 동안은 바람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
(음악: 가시꽃 - 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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