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질마재로 돌아가다 - [62] 이런 나라를 아시나요

나무향(그린) 2013. 9. 15. 05:32

이런 나라를 아시나요 - 서정주

 

밤 산경보다도

산 속

중의 참선보다도

조용한 굼보다도

더 쓸쓸하고 고요한 사람만이 사는

나라를 아시나요?

 

말은 오히려 접어서 놓아 둔

머언 나들이옷으로

옷걸이 속 횃대에 걸어만 놓고 지내는

그런 사람만이 사는 나라를 아시나요?

 

육체가 세계에서 제일로 싼 나라,

한 달러면 양귀비 두엇을 사고도 남는 나라,

그렇지만 마음만은

절대로 팔지 않는 나라,

전당쯤은 잡혀도

절대로 아주 팔지는 않는 나라

2천년 합방에도 그건 그랬던 나라.

 

이 전당 찾아서 고향가는 것도

또 기다리자 약속하기라면

냉수와

쌀과

김치만으로

또 일만 년은 누구나 기다릴 수 있는 나라.

 

그러기에

해도 여기에 와서는

미안한 연인마냥

그 두 눈을 살짝 외면하는 것이

보이는

그런 나라를 아시나요? ........................................P9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