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질마재로 돌아가다 - [64] 내 아내

나무향(그린) 2013. 9. 17. 04:37

내 아내 - 서정주

 

나 바람 나지 말라고

아내가 새벽마다 장독대에 떠 놓은

삼천 사발의 냉숫물.

 

내 남루襤樓와 피리 옆에서

삼천 사발의 냉수 냄새로

항시 숨쉬는 그 숨결 소리.

 

그녀 먼저 숨을 거둬 떠날 때에는

그 숨결 달래서 내 피리에 담고,

 

내 먼저 하늘로 올라가는 날이면

내 숨은 그녀 빈 사발에 담을까. ..................................P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