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이해인수녀님

시가 익느라고-이해인수녀님

나무향(그린) 2006. 8. 19. 00:00

 

 

시가 익느라고

 

 

 

오 그랬구나

 

 

내가 여러 날

열이 나고

시름시름 아픈 건

 

 

내 안에서 소리 없이

시가 익어가느라고 그런 걸

미처 몰랐구나

 

 

뜸들일 새 없이

밖으로 나올까

조바심하느라고

잠들지 못한 시간들

 

 

그래 알았어

익지 않은 것은

내놓지 않고 싶어

그러나 이왕 내놓은 걸

 

 

안 익었다고

사람들이 투정하면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하지?

 

 

  

*외딴 마을에 빈집이 되고 싶다-이해인 시집 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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