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나는 문둥이가 아니올시다 / 한하운

나무향(그린) 2006. 1. 8. 21:13

 나는 문둥이가 아니올시다 / 한하운

 

 

아버지가 문둥이올시다

어머니가 문둥이올시다

 

나는 문둥이 새끼올시다

그러나 정말은 문둥이가 아니올시다

 

하늘과 땅 사이에

꽃과 나비가

해와 별을 속인 사랑이

목숨이 된 것이올시다

 

세상은 이 목숨을 서러워서

사람인 나를 문둥이라 부릅니다

 

호적도 없이

되씹고 되씹어도 알 수는 없어

성한 사람이 되려고 애써도 될 수는 없어

어처구니없는 사람이올시다

 

나는 문둥이가 아니올시다

나는 정말로 문둥이가 아닌

성한 사람이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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