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여인 / 한하운

나무향(그린) 2006. 1. 8. 12:07

여인 / 한하운

 

 

눈여겨 낯익은 듯한 여인 하나

어깨 널찍한 사나이와 함께

나란히 아기를 거느리고 내 앞을 무심히 지나간다.

 

아무리 보아도

나이가 스무 살 남짓한 저 여인은

뒷모양 걸음걸이 몸맵시하며 틀림없는 저…… 누구라 할까……

 

어쩌면 엷은 입술 혀끝에 맴도는 이름이요

어쩌면 아슬아슬 눈 감길 듯 떠오르는 추억이요

옛날엔 아무렇게나 행복해 버렸나보지

아니 아니 정말로 이제금 행복해 버렸나보지.

 

ㅡ한하운 시집 《파랑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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