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한하운 시인

목숨 / 한하운

나무향(그린) 2006. 1. 8. 12:14

목숨 / 한하운




쓰레기통과
쓰레기통과 나란히 앉아서
밤을 세운다.

눈 깜박하는 사이에
죽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눈 깜박하는 사이에
아직도 살아 있는 목숨이 꿈틀 만져진다.

배꼽 아래 손을 넣으면
37도의 체온이
한 마리의 썩어가는 생선처럼 뭉클 쥐어진다.

아 하나밖에 없는
나에게 나의 목숨은
아직도 하늘에 별처럼 또렸한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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