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90] 황혼이 바닷가 되어

나무향(그린) 2014. 2. 23. 06:34

황혼이 바닷가 되어 - 윤동주

 

히루도 검푸른 물결에

흐느적 잠기고… 잠기고…

 

저 웬 검은 고기떼가

물든 바다를 날아 횡단(橫斷)할꼬

 

낙엽이 된 해초

해초마다 슬프기도 하오.

 

서창(西窓)에 걸린 해말간 풍경화.

옷고름 너머 고아의 설움.

 

이제 첫 항해하는 마음을 먹고

방바닥에 나뒹구오… 뒹구오…

 

황혼이 바닷가 되어

오늘도 수많은 배가

나와 함께 이 물결에 잠겼을 게요. ...............P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