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혜환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47] 초 한 대

나무향(그린) 2013. 12. 17. 05:56

초 한 대

 

초 한 대ㅡ

내 방에 풍긴 향내를 맡는다

 

광명의 제단(祭壇)이 무너지기 전

나는 깨끗한 제물을 보았다

 

염소의 갈비뼈같은 그의 몸

그의 생명인 심지(心志)까지

백옥같은 눈물과 피를 흘려

불살라 버린다

 

그리고도 책상머리에 아롱거리며

선녀처럼 촛불은 춤을 춘다

 

매를 본 괭이 도망하듯이

암흑이 창구멍으로 도망한

나의 방에 ㅜ풍긴

제물의 위대한 향내를 맛보노라. ...................P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