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질마재로 돌아가다 - [80] 고구마 타령

나무향(그린) 2013. 10. 3. 06:52

고구마 타령 - 서정주

 

굽 높은 구두나 한 켤레 신고

고단한 명사名士나 해선 뭘하니?

언젠가 뒷구석에 감춰 두었던

그 고무신 꺼내서 두 발에 꿰고

고향에 가 고구마나 가꿔 보아라.

색시야 그래도 그게 그 중 돟갔다.

 

고구마는 한 뿌리에 여남은 개씩

그래도 먹을 것이 달래달래 열리니,

새끼들을 우수리로 좀더 깐대도

몇 개 씩 안겨 주면 태평하겠지.

허기진 명사 노릇 그만 집어치우고

고향에 가 고구마나 가꿔 보아라. ..........................P112

 

*'돟갔다'는 '좋겠다'의 평안도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