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질마재로 돌아가다 - [75] 늙은 농부의 자탄가

나무향(그린) 2013. 9. 28. 05:15

늙은 농부의 자탄가 - 서정주

 

사이좋은 형제처럼 이웃처럼

오손도손 감꽃들이 피어나누나.

볼따구닐 부비면서 피어나누나.

우리는 어찌해서 남남이 되어

감꽃만도 못하게 산단 말이냐!?

 

늙은 할멈 데불고 모 심어 봐도

진종일 세 마지기 채 다 못 심고

초생달만 저만치서 인사로구나!

우리는 왜 뿔뿔이 헤어져 살아

하늘까지 남보게만 한단 말이야!?  ..................................P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