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질마재로 돌아가다 - [72] 꽃을 보는 법

나무향(그린) 2013. 9. 25. 06:41

꽃을 보는 법 - 서정주

 

 혼자서 고향을 떠나
 어느 후줄근한 땅의 막바지 바닷가나 헤매다니다가,
배 불러서는 무엇 하느냐?

 먹는 것도 어줍잖은 날이 오거든
 맨발 벗고,
 설움도 참아 아닌 이 풀밭길을
 인제는 혼잘 것도 따로 없이 걸어오너라.
 그리하여 어디메쯤 놓여 있는 천년 묵은 산의 바윗가에
 처음으로 눈웃음 웃고 오는 네 오랜만의 누이-----꽃나무를 보리니······  .....................P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