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질마재로 돌아가다 - [58] 범산梵山 선생 추도시

나무향(그린) 2013. 9. 11. 05:08

범산梵山 선생 추도시 - 서정부

 

당신과 동행을 하기라면

어느 가시덤불 돌무더기

영원을 가자 해도

피곤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참으로 좋으신 웃음.

항시 샘솟아나는 참으로 좋으신 웃음.

무슨 연꽃과 연꽃 사이

웃는 바람 마음의 고향에서 오시는지

그 웃음이 우리의 노독을 잊게 합니다.

 

당신이 고단하시다거나

아프시다거나

별세하신 사실을

우리는 모릅니다.

그 웃음에 가려

딴 것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은 지금도 당신의 영원을 우리와

동행하시면서

쩡쩡한 우리를 그 웃음으로 위로하시고

가는 길을 편하게 하시고

햇빛을 다정하게 되살려 내고 계실 뿐입니다.  ............................P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