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질마재로 돌아가다 - [34] 신록

나무향(그린) 2013. 8. 18. 05:18
신록 - 서정주

 

어이 할거나

아 ㅡ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제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번 날 에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머리털 같은

풀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 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ㅡ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 ....................................P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