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미당 서정주

질마재로 돌아가다 - [31] 목화

나무향(그린) 2013. 8. 15. 06:27
목화 - 서정주

 

누님.

눈물겨웁습니다.

 

이, 우물물 같이 고이는 푸름 속에

다수굿이 젖어 붉고 흰 목화꽃은,

누님.

누님이 피우셨지요?

 

퉁기면 울릴 듯한 가을의 푸르름엔

바윗돌도 모두 바스러져 내리는데······

 

저, 마약과 같은 봄을 지내어서

저, 무지한 여름을 지내어서

질갱이풀 지슴길을 오르내리며

허리 굽흐리고 피우셨지요? ........................................P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