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세상이 각박해져서 그런지, 선행이나 미담을 듣기가 어렵습니다.
듣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 물론 극히 일부의 행위이긴 하지만 -
선행이나 미담의 주인공에게조차 악플을 달고 비난을 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자신에게 열등감이 있는 사람일수록 남에게 공격적이고 냉소적이 된다고 합니다.
‘칭찬’에는 더더욱 인색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고려 시대에 봉성현(峰城縣)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길이 너무 험하여
지나는 사람들이 호랑이에게 해를 입거나 강도를 당하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소천(少千)이라는 신하가 중들을 이끌고 가서
허물어진 절집을 새로 짓고 양민을 모아들여 그곳에 정착시켰습니다.
이 절에 임금은 혜음사(惠陰寺)라는 이름을 하사하고 김부식은 글을 썼습니다.
김부식은, “깊은 숲속이 깨끗한 집으로 변하였고, 무섭던 길이 평탄한 길이 되었으니,
그 이익이 또한 넓지 아니한가?” 라고 하면서, 이 일에 공을 세운 소천 등을 칭찬하였습니다.
그러자 이에 대해 어떤 사람이, “짐승을 몰아내며 도둑을 제거하는 것은
관리가 해야 할 당연한 일이 아닌가?” 하고 이의를 제기합니다.
이에 대한 대답이 바로 위의 말입니다.
자기 공을 스스로 자랑하는 것이야 우스운 일이겠지만,
그 선행을 전하는 사람조차 없어서는 안 되니,
선행을 전해야 남들도 그걸 보고 배워서 실천할 것이 아니겠는가?
착한 일을 해 놓고도 자기가 그 일을 자랑하면 그 공은 한 순간에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왼손이 하는 선행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선행과 미담에 목말라 있습니다.
주변에 있는 선행과 미담을 발굴해서 그것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그들을 진심으로 칭찬하고 본받으려 애쓰다 보면,
어느새 세상은 좀 더 살만한 곳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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