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풀, 우리의 모습 - 부처꽃
님 보낸 강가는 오늘도
바람은 그지없어 물결은 아른대고
어느 자락엔가 님의 땀내음
어느 갈피인가 굵은 목소리
지는 햇살은 물 위에 진주를 굴려도
텅 빈 강가는 내 안보다는 덜해
기다리라는 말 하지 않았어도
기다려야만 하는 내 체질은
아마도 님이 아니라 내 스스로
철들 때를 기다림이다
꺽어 쥐어주던 저 꽃잎처럼
붉은 마음으로만 살아가자던 약속은
움켜 쥐다 쥐다 강물에 빼앗겨
지금쯤은 바다에서 파도치며 우는데
미치도록 고운 저 꽃만은
오늘도 흔들리며 노을에 탄다...............................................P88
▲▼ 부처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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