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에게 - 이해인
햇빛 한 줌 없는
그늘 속에서도
기품 있고 아름답게
눈을 뜨고 사는 너
어느 디자이너도
흉내낼 수 없는
너만의 빛깔과 무늬로
옷을 차려입고서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멋진 꿈을 펼치는구나
넌 이해할 수 있니?
기쁨 뒤에 가려진 슬픔
밝음 뒤에 가려진 그늘
웃음 뒤에 가려진 눈물의 의미를?
한 세상을 살면서
드러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너는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겠니?..............................p65
▽ 이해인 수녀님 계단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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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회 비서실 일을 끝내기 전 총회에서 나는 ‘문서 선교에 대한 제언’을 한 바 있고 이 안이 통과되어 1997년 8월부터 원내 구 유치원 자리에 '해인글방'을 열어두고 본격적으로 문서 선교를 하고 있다. 종이 편지, 전자 편지에 대한 회답, 소식지 만들기, 상담, 학교 강의, 외부 특강 등으로 나의 일정은 늘 빠듯한 편이지만 모두가 '사랑의 일'이라는 지향으로 늘 성실하고 즐겁게 소임에 임하려고 한다. 수도서원을 한 후 한 번도 본당 생활을 해보지 못하고 본원에 주로 있어 폭이 좁아질 우려도 없지 않지만 나만의 작은 몫, 좋은 몫에 만족하면서.... 매일을 새로운 선물로 받아 안으면서, 나는 감히 주님의 사랑 안에서 물을 길어 나르는 시의 천사, 기도 천사, 구름 천사가 되는 꿈을 꾸어 본다. 늘 심부름이 많아 창작을 못하는 요즘이지만 나는 안달하지 않고 ‘시를 삶으로 채우는 기간’이라고 정해 놓고 시심을 마음에 차곡차곡 접어 놓곤 한다. 나의 남은 날들을 참으로 행복하게 사랑하면서 살고 싶다. 겸손하고 성실하게 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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