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이해인수녀님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 (33) 파도의 말 / 이해인 수녀님 계단오르기-11

나무향(그린) 2011. 7. 11. 07:53

파도의 말 - 이해인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께

마음놓고 울어줄께

 

오랜 나날

네가 그토록

사랑하고 사랑받은

모든 기억들

행복했던 순간들

 

푸르게 푸르게

내가 대신 노래해줄게

 

일상이 메마르고

무디어질 땐

새로움의 포말로

무작정 달려올게...............p64

 

▽ 이해인 수녀님 계단오르기

 


수녀회 총비서직을 맡은 5년간 나는 나름대로 소임에 충실하려고 애는 썼지만 마음같이 되지 않았기에 다른 회원들에게 두고 두고 죄송한 마음이다. 공동체 일에만 깊이 몰두해도 부족한데 나는 나대로 늘 해야할 일들이 많아 업무에 지장을 주곤 했으니 늘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 수도서원 25주년을 지내며 엉겅퀴꽃의 입을 빌려 나는 이렇게 담담히 읊어 보았다.

‘제가 필요한 곳이면/어디든지 가겠습니다/누구에게든지 가서/벗이 되겠습니다/불길을 지난 사랑 속에서만/물 같은 삶의 노래를 부를 수 있음을/내게 처음으로 가르쳐 준 당신/...당신이 원하시는 곳으로 저를 불러 주십시오/참회의 눈물을 흘린 후의/가장 겸허한 모습으로/모든 이를 사랑하게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