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하지 않은데 먹는다면 도적에 가까운 것이고
일하지 않고 배부르게 먹는다면 버러지인 것이다
非義而食 則近盜賊 / 不事而飽 是爲螟䘌
- 김창협(金昌協)〈잡기명(雜器銘)〉 중 반우(飯盂) 《농암집(農巖集)》
<해설>
조선 중기의 학자이자 문신이었던 김창협(1651-1708)이 밥그릇에 새겨 넣어, 밥을 먹을 때마다 경계로 삼았다고 하는 글입니다.
힘이 있거나 교활한 사람들은 내 것이 아닌 데도 취하여 자기 것으로 삼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누군가는 자신의 것을 빼앗기고 있다는 뜻입니다. 빼앗기는 사람은 물론 힘없고 선량한 사람들이겠지요. 그리고 일하지 않고 배부르게 먹기만 하는 사람이란 역시 남을 착취하여 자신의 배만 불리는 사람일 것입니다.
남의 것을 빼앗았다면 제아무리 지체가 높고, 고상한 척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결국 도적인 것이며, 힘을 보탬이 없이 남의 것을 축내기만 한다면 버러지인 것입니다. 도적은 법으로 다스리고, 버러지는 없애버려야 할 것입니다.
옮긴이 / 이정원(한국고전번역원)
△ 경상북도 기념물 제75호 - 상주 두곡리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살아 있는 화석이라 할 만큼 오래된 나무로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에서 유교와 불교가 전해질 때 같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을 단풍이 매우 아름답고 병충해가 없으며 넓고 짙은 그늘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어 정자나무 또는 가로수로도 많이 심는다.
상주 두곡리의 은행나무는 나이가 450년 정도로 추정된다. 높이 15m, 둘레 8.3m의 크기로 가지는 사방으로 퍼져 있으며, 전체적인 성장상태도 양호하고 우람하다.
마을 사람들은 나무의 생태를 보고 풍년과 흉년을 점치기도 하는데, 가을날 은행잎이 하루 이틀 사이에 다 떨어지면 다음해에 풍년이 들고 몇 날을 두고 잎이 떨어지면 흉년이 든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또 한국전쟁 때에는 마을과 주민들의 피해가 없었다고 전해져 이 은행나무가 마을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덕목(德木)이라고 믿고 있다.
상주 두곡리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속에 살아온 나무로 민속적·생물학적 자료로서의 보존 가치가 인정되어 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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