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두기 / 백석
― 물닭의 소리 6
신새벽 들망에
내가 좋아하는 꼴두기가 들었다
갓 쓰고 사는 마음이 어진데
새끼 그믈에 걸리는 건 어인 일인가
갈매기 날어온다
입으로 먹을 뿜는 건
멫십년 도를 닦어 퓌는 조환가
뒤로 가기를 마음대로 하는 건
손자(孫子)의 병서(兵書)도 읽은 것이다
갈매기 쭝얼댄다
그러나 시방 꼴두기는 배창에 너불어저 새새기 같은
울음을 우는 곁에서
배ㅅ사람들의 언젠가 아훕이서 회를 처먹고도 남어 한
깃씩 논아가지고갔다는 크디큰 꼴두기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슬프다
갈매기 날어난다
이른새벽 바닷가의 선창가에서 백석은 좋아하는 꼴두기가 그물에 잡혀있는 모습을 보고 불쌍한 운명을 느낀다. 더욱이 배창에 널려있는 꼴두기가 슬피우는 듯한 모양을 보고는 뱃사람들이 예전에 회처먹었던 꼴두기의 이야기를 들으며 더욱 슬픔을 감추지 못한다.
신새벽 : 이른새벽
들망 : 후릿그물. 바다나 큰 강물에 넓게 둘러치고 여러 사람이 그 두 끝을 끌어당기어 물고기를 잡는 큰 그물
꼴두기 : 두족류(頭足類)의 연체동물. 생김새는 낙지와 비슷하고 몸길이는 다리끝까지 24cm 가량. 몸통에 도톨도톨한 혹이 솟아있고 여덟 개의 발이 있음.
몸빛깔은 회색을 띤 적갈색이며, 만(灣)의 얕은 바다에 삶
한깃 : 한 조각. 어떤 것을 여러 조각으로 나눌 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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