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산책 ▒/시인 백석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 백석

나무향(그린) 2011. 3. 17. 11:57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 백석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잠풍 날씨가 너무나 좋은 탓이고 가난한 동무가 새 구두를 신고 지나간 탓이고 언제나 꼭 같은 넥타이를 매고 고운 사람을 사랑하는 탓이다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또 내 많지 못한 월급이 얼마나 고마운 탓이고 = 이렇게 젊은 나이로 코밑수염도 길러보는 탓이고 그리고 어느 가난한 집 부엌으로 달재 생선을 진장에 꼿꼿이 지진 것은 맛도 있다는 말이 자꾸 들려 오는 탓이다

 

잠풍 : 잔잔하게 부는 바람.

달재 : 달째. 달강어. 쑥지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 몸길이 30Cm 가량으로 가늘고 길며, 머리가 모나고 가시가 많음

진장 : 진간장. 오래 묵어서 진하게 된 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