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 백석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잠풍 날씨가 너무나 좋은 탓이고 가난한 동무가 새 구두를 신고 지나간 탓이고 언제나 꼭 같은 넥타이를 매고 고운 사람을 사랑하는 탓이다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또 내 많지 못한 월급이 얼마나 고마운 탓이고 = 이렇게 젊은 나이로 코밑수염도 길러보는 탓이고 그리고 어느 가난한 집 부엌으로 달재 생선을 진장에 꼿꼿이 지진 것은 맛도 있다는 말이 자꾸 들려 오는 탓이다
잠풍 : 잔잔하게 부는 바람.
달재 : 달째. 달강어. 쑥지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 몸길이 30Cm 가량으로 가늘고 길며, 머리가 모나고 가시가 많음
진장 : 진간장. 오래 묵어서 진하게 된 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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