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님,
세상은 그 얼마나 거칠고 험한지요.
깨끗한 영혼들이 쉴 수 있는 곳을
수녀님은 늘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게 '시의 집'이었고,
곧 세상을 정화시켜 주는 수녀님의 기도였습니다.
↑붓순나무
이 세상 어딘가에 우리들이 쉴 수 있는 집이 없다면
우리들은 영원히 세상에서 버림받은 존재가 될 것입니다.
수녀님께서 지어주신 집에는 우리들을 편하게 해주는 것들이 다 있습니다.
수녀님은 또 우리들을 위해 울어주십니다.
↑붓순나무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께
마음 놓고 울어줄께
-<파도의 말>에서
사람들은 늘 어려운 말들을 늘어놓고
그것이 시라고 우기고 자기들끼리 통한다며 좋아합니다.
그런 시들이 좋은 작품일지 몰라도
저는 수녀님의 쉽고 간결한 사랑의 속삭임들이 좋습니다.
↑백자단
사람들의 일상에 위안이 되고,
고단한 삶을 찾아가 따뜻한 위로가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글이 어디있겠습니까.
저쪽에 있는 산을 이쪽으로 옮긴들,
그랬다고 한들 그 속에 인간을 향한 진정한 사랑이 없다면
그것이 사람들에게, 세상에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백자단
"근심 속에 저무는/무거운 하루일지라도/
자꾸 가라앉지 않도록/나를 일으켜다오/나무들이 많이 사는/
숲의 나라로 나를 데려가다오/거기서 나는 처음으로/사랑을 고백하겠다/
삶의 절반은 뉘우침일뿐니라고"(<바람에게>).
수녀님,우리들의 이 죄 많은 삶을 어찌 절반만 뉘우치겠습니까.
↑백서향
운동장가에 걸린 물이 파랗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봄이면 물도 봄색깔이고,가을이면 물도 가을 색깔입니다.
겨울엔 물도 겨울색깔이지요.
그 물에 잔잔하게 바람이 일고 아이 두엇이
그 물을 배경으로 걸어오고 있습니다.
아름답고 고운 가을날입니다.
↑백서향
이렇게 고운 날에는 이 고운 풍경을 떠다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시인들은 그런 사람일 것입니다.
아름답고 고운 것들을 보며 좋아하고,
그런 간절한 마음이 시가 되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시인일 것입니다.
<1.어떤 하루....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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