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명상으로 삶을 다지라 명상으로 삶을 다지라 산들바람에 마타리가 피어나고 있다. 입추가 지나자 산자락 여기저기에 노란 마타리가 하늘거린다. 밭둑에서 패랭이꽃이 수줍게 피고, 개울가 층계 곁으로 늘어선 해바라기도 며칠 전부터 환한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풀벌레 소리가 이제는 칙칙한 여름 것이 아니다. 이렇..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06.02.16
지식의 한계 지식의 한계 ■ 지식의 한계 / 법정 지식이 때로는 나를 피곤하게 한다. 유식한 사람들과 어울려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처지는 것은 피곤뿐. 물론 배울 것도 많고, 새로 얻어듣고 알아차리게 되는 일도 없지않지만, 석학 아무개의 학설과 이론이 구체적인 내 생활에는 그다지 큰 도움이 될 것 ..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06.02.09
달빛에서도 향기가 나더라 달빛에서도 향기가 나더라 초복을 고비로 장마가 개더니 밤으로는 달빛이 하도 좋아 쉬이 잠들 수가 없다. 앞산 마루 소나무 가지 사이로 떠오르는 달은 더없이 정다운 얼굴이다. 잠옷 바람으로 뜰을 어정거리면서 달빛을 즐기다가 한기가 들면 방에 들어와 차 한 잔 마시고 겉옷을 걸치고 다시 밖으..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06.02.08
(2)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새벽에 내리는 비 새벽에 내리는 비 새벽에 비 내리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다. 머리맡에 소근소근 다가서는 저 부드러운 발자국 소리. 개울물 소리에 실려 조용히 내리는 빗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살아 있는 우주의 맥박을 느낄 수 있다. 새벽에 내리는 빗소리에서 나는 우주의 호흡이 내 자신의 숨결과 서..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06.01.15
(2)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장작 벼늘을 바라보며 장작 벼늘을 바라보며 장마가 오기 전에 서둘러 땔감을 마련했다. 한 여름에 땔감이라니 듣기만 해도 덥게 여길지 모르지만, 궁벽한 곳에서는 기회가 있을 때만 미리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살아가는 지혜다. 오두막에 일이 있을 때마다 와서 도와주는 일꾼이 지난 봄에 일을 하러 왔을 때, 땔감이 다 ..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06.01.11
(1)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 새벽 달빛 아래서 새벽 달빛 아래서 예불을 마치고 뜰에 나가 새벽달을 바라보았다. 중천에 떠 있는 열여드레 달이 둘레에 무수한 별들을 거느리고 있다. 잎이 져버린 돌배나무 그림자가 수묵으로 그린 그림처럼 뜰가에 번진다. 달빛이 그려 놓은 그림이라 나뭇가지들이 실체보다도 부드럽고 포근하다. 밤새 개울물 소..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06.01.10
(1)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 그 산중에 무엇이 있는가 그 산중에 무엇이 있는가 연말에 편지를 몇 통 받았다. 평소에는 서로가 잊은 채 소원히 지내다가도, 한 해가 저무는 길목에 이르면 떠오르는 얼굴이 있게 마련이다. 내가 존경하는 목사님 한 분은 해마다 카드를 보내주는데, 올해도 거르지 않고 '더 늙기 전에 스님 만나 많은 이야기 나누고 싶소'라고..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06.01.10
(1)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 바람 부는 세상에서 바람 부는 세상에서 지난 밤 이 산골짜기에는 거센 바람이 불어댔다.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도록 바람이 휘몰아쳤다. 아침에 일어나 나가보니 여기저기 나뭇가지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고, 창문을 가렸던 비닐이 갈기갈기 뜯겨 나가 있었다. 그리고 아궁이에 재를 쳐내는 데 쓰는 들통도 개울가에 ..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06.01.08
(1)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 청정한 승가 청정한 승가 며칠 전 남쪽을 행각하다가 지리산 자락의 한 객사客舍에서 하룻밤 쉬는데, 때마침 부슬부슬 봄비가 내렸다. 밤새 내리는 봄비 소리를 들으면서 메마른 내 속뜰을 적셨다. 나는 무슨 인연으로 출가 수행자가 되어 이 산중에서 한밤중 비 내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가. 하는 생각에 ..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06.01.07
(1)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12월이다. 어느새 한 해의 마지막 달에 이르렀다. 지나온 날들이 새삼스레 되돌아보이는 마루턱에 올라선 것이다. 마르틴 부버가 하시다즘(유태교 신비주의)에 따른 <인간의 길>에서 한 말이 문득 떠오른다.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느냐? 너에게 주어진 몇몇 해가 지나.. ▒▒▒마음의산책 ▒/법정스님 2006.01.07